이날 청와대 회동에 참석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날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이례적으로 정윤회 씨의 실명을 언급하며 “정씨는 이미 오래 전에 내 옆을 떠났고, 전혀 연락도 끊긴 사람”이라고 밝혔다. 비선 실세의 존재 자체를 강하게 부정한 것이다.
그러나 정 씨는 지난 1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나 3인 비서관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접촉이라고는 당선 후에 대통령이 나에게 전화 한 번 한 게 전부다. 3인 비서관과는 그런 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오래 전에 연락이 끊겼다’는 박 대통령의 발언과 불과 2년 전인 대선 직후에 연락을 받았다는 정 씨의 주장이 서로 엇갈리는 상황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은 지난 4일 한 라디오에서 “솔직히 얘기하면 감사전화 받은 사람이 몇 명 안 된다. 랭킹으로 따지면 몇 명 안에 든다는 얘기니까 그 말 듣고 놀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3인 비서관과 접촉도 없었다는 정 씨의 주장도 이미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조 전 비서관의 주장대로 정 씨와 이재만 총무비서관이 지난 4월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만남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박 대통령은 또 동생 박지만씨 부부는 청와대에 얼씬도 못하게 하고 있는데 어떻게 비선 행세를 하겠느냐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 지도부와 오찬을 함께 하면서 정윤회씨와 동생 박지만 씨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면서 세간에 제기된 의혹을 강하게 부인한 것이다.
두 사람이 대통령 주변에서 권력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이번 문건파동이 일었다는 분석도 역시 부인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