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T 조성민(31·189cm)은 6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창원 LG와 홈 경기에서 3점슛 4개 포함, 21점을 몰아넣으며 91-85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조성민은 3점슛 6개 중 4개를 넣으며 성공률 66.7%의 고감도 외곽포를 자랑했다. 24분여만 뛰면서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할 만큼 빼어난 활약이었다. 국가대표 슈터라 할 만한 움직임과 슈팅 감각이었다.
반면 LG가 자랑하는 타짜 문태종(39·198cm)은 침묵하며 팀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이날 문태종은 12점을 넣었지만 전매특허인 3점슛은 1개에 그쳤다. 6개 중 1개만 림을 통과하며 성공률이 17%에 머물렀다.
▲4쿼터 엇갈린 국대 슈터들의 희비
특히 4쿼터에서 둘의 명암이 두드러지게 엇갈렸다. 조성민은 승부처에서만 3점슛 3개를 폭죽처럼 터뜨린 반면 문태종의 외곽포는 침묵했다. KT와 LG의 승패가 갈렸던 장면들이었다.
전반에만 10점을 넣으며 예열한 조성민의 활약은 고비에서 빛났다. 62-61로 쫓긴 3쿼터 종료 1분 18초 전 조성민은 김시래의 수비를 뚫고 어려운 동작에서 미들슛을 꽂아 리드를 지켰다.
4쿼터 활약이 발군이었다. 종료 4분 41초 전 후반 첫 3점슛을 성공시킨 조성민은 막판 결정포가 작렬했다. 82-78로 추격당한 종료 2분 18초 전 조성민은 상대 오른쪽 사이드에서 통렬한 3점포를 꽂았다. 상대 3-2 지역 방어의 빈틈인 사이드를 파고든 움직임도 좋았거니와 뒤늦게 쫓아온 상대 195cm 장신 포워드 김영환의 블로킹을 넘어 성공시킨 슈팅 감각이 절정이었다.
반면 문태종의 슛은 림을 외면했다. 4쿼터 조성민의 첫 3점슛 이후 21초 뒤 응수한 외곽포가 빗나갔다. 미들슛과 자유투로 4점을 넣었지만 결정적 한방이 부족했다.
특히 종료 1분여 전이 이날의 백미였다. LG는 80-85도 뒤진 가운데 마지막 기회를 얻었다. 김영환의 가로채기로 공격권을 찾은 것. '4쿼터의 사나이' 문태종의 3점포 하나면 단숨에 2점 차로 추격할 수 있었다.
역시 LG는 문태종에게 기회를 줬다. 득점 기계 데이본 제퍼슨이 공을 넘겼고, 문태종은 조성민을 속임 동작으로 한번 제친 뒤 백 스텝을 밟았다. 사력을 다한 조성민의 블로킹을 넘어 날아간 슛은 그러나 림을 튕겨 나왔다.
LG는 기회를 놓치자 곧바로 위기가 왔다. 조성민이 종료 54초 전에는 오른쪽 45도 지점에서 3점슛을 터뜨린 것. 승부에 쐐기를 박은 한방이었다. 4쿼터에만 3개의 3점포를 모두 꽂은 조성민은 엄청난 존재감을 코트에 남기고 벤치로 물러나 팀 승리를 지켜봤다.
▲아시안게임 후유증 누가 더 잘 극복하나
이에 앞서 문태종은 특히 금메달의 고비였던 필리핀과 경기에서 3점슛 8개를 던져 6개를 성공시키는 등 신들린 38점으로 아시아를 놀라게 했다. 조성민 역시 화려하진 않지만 예의 꾸준한 활약으로 뒤를 받쳤다.
둘 모두 아시안게임 후유증을 겪었다. 한국 나이로 불혹에 이른 문태종은 체력 소모가 극심해 1라운드 후반을 통째로 쉬었다. 조성민은 무릎 연골 손상 부상으로 수술 뒤 재활을 해야 했다.
이후 펼쳐진 둘의 시즌 첫 맞대결이었다. 조성민은 두 달 만에 지난 3일 서울 삼성과 경기에 복귀전을 펼친 뒤 LG전이 두 번째 경기였다. 조성민 없이 LG와 두 차례 맞대결에서 KT는 1승1패 했다.
일단 아시안게임 후유증은 조성민이 더 컸다. 하지만 확실하게 제 컨디션과 기량을 찾은 뒤 복귀했다. 삼성전 17분여를 뛰며 19점을 넣은 데 이어 LG전에서도 21점을 제몫을 했다.
반면 문태종은 여전히 지난 시즌까지 떨쳤던 '4쿼터의 사나이' 명성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평균 13.54점을 올렸던 문태종은 올 시즌 10.58점에 머물러 있다. 체력 문제로 감각이 들쭉날쭉하다. 문태종은 지난달 24일 삼성전 뒤 "아시안게임 이후 몸이 아직 많이 힘들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과연 두 국대 슈터들이 올 시즌 막판 어떤 결과를 받아들일지 지켜볼 일이다. 아직 올 시즌 프로농구는 절반이나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