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손으로 10층까지 올라가요" 겨울철 빈집 절도 기승

날씨 춥다고 방심했다간 큰일…창문 꼭 잠그고 방범창 설치해야

사진=이미지비트 제공
"여보, 당신이 지갑에서 돈 가져갔어요?"


지난달 16일 직장인 박모(41)씨는 불안해하는 아내의 질문을 귓등으로 흘려들었다.

인천시 한 빌라에 거주하고 있는 박 씨. 텅 빈 지갑을 의심하는 아내와 달리, 박 씨는 천하태평이었다. 현관에 자동 도어락이 설치된데다 가스 배관도 창문과 멀리 떨어져 있어 설마 별일이야 있겠냐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아내의 외마디 비명에 박 씨의 안이한 생각은 무참히 깨졌다. 안방 서랍 깊숙히 보관했던 결혼 예물은 이미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후였다. 사색이 된 아내를 뒤로 하고 박 씨는 떨리는 손으로 휴대전화를 들어 112버튼을 눌렀다.

주택가를 돌며 빈집에 들어가 5억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지난 5월 경찰에 구속된 이모(48)씨. 이 씨는 여름보다 겨울에 더 활발히 빈집 털이에 나섰다.

이 씨는 '추운 겨울에 설마 여기까지 올라오겠냐'는 생각에 문만 닫아놓고 외출하는 집만 골라 범행을 저질렀다. 겨울엔 해가 더 일찍 기울어 사람이 없는 집이 어딘지 금방 알 수 있었던 점도 범행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한겨울 추위도 이 씨에게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 씨가 배관을 타고 올라가 창문을 열고 들어간 뒤 금품을 훔쳐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채 5분이 걸리지 않았다.

겨울철 빈집 절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7일 경기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7월과 8월 여름철 두 달 동안 발생한 침입 강·절도 발생 건수는 모두 2천 599건에 달한다.

반면 그 해 11월과 12월 두 달동안 발생한 빈집 절도는 3천 232건. 여름철보다 무려 1천여건 가까이 더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최근 빈집털이 피해를 당한 김모(50)씨는 "집이 6층이라 안심하고 창문만 닫고 다녔는데 도둑이 들어 무섭고 황당했다"며 "도둑이 든 이후 방범창을 설치하고 출입문 열쇠도 하나 더 달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 김모(35)씨도 "요즘은 춥고 어두운데다 제가 사는 곳은 층수도 높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이렇게 추운날 5층까지 맨손으로 올라왔다는 사실이 무섭고 소름끼친다"고 말했다.

경찰은 "빌라 10층까지 맨손으로 올라간 절도범이 있을 정도"라며 "추운 날씨에 설마 올라오겠냐는 안일한 생각이 범죄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창문까지도 꼭 잠그거나 두꺼운 방범창을 설치하는 게 필요하다"며 "거실에 전등을 켜 두고 외출하는 것도 범죄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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