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파문' 때문에?… 맥 빠진 인사청문회

박인용 국민안전처장관 후보자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받고 있다. (윤창원 기자)
국회는 4일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후보자와 정재찬 공정거래 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잇따라 열고 후보자들의 도덕성과 업무능력을 검증했다.

당초 박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는 세월호 참사 이후 새로 만들어진 부처의 초대 장관 후보자를 검증하는 자리인데다, 잦은 군골프 논란 등 의혹이 잇따라 제기된 상태여서 '송곳 검증'이 예상됐다. 그러나 다소 맥 빠진 인사청문회로 그쳤다는 평이 나왔다.

'안전 전문가'를 내세워야 할 자리에 '골프 전문가'를 내세웠다는 비아냥까지 들어야 했을 정도로 문제가 됐던 잦은 군 골프 논란에 대해선, 박 후보자가 먼저 사과를 하며 야당 의원들의 공세를 선제적으로 차단했다.

인사청문회가 시작되자마자,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이 군골프 문제에 대해 할 말이 있느냐고 말하자 박 후보자는 "2010년 연평도 포격 이후 골프를 한 것에 대해 비록 민간인 신분이었지만 고위공직자로서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이었다"며 사과했다.


야당 의원들은 부동산 문제 및 과태료 상습 체납에 대한 질타를 이어갔다. 박 후보자에 대한 의혹은 아파트 부당 취득과 수차례 위장전입, 다운계약서 작성 등 종류도 다양했다. "공직자가 왜 이렇게 부동산에 집착하는지 모르겠다(새정치민주연합 박남춘 의원)"는 비판까지 나왔다.

장관으로서 부적절하다는 야당 의원들의 호통에도 박 후보자는 "불찰이다. 잘못을 인정한다"는 낮은 자세로 사과했다. 소득세 미신고와 아파트 다운계약서 의혹에 대해서도 "세무 지식이 부족해서 잘못한 것"이라거나 "아파트 구입을 공인중개사를 통해서 했는데 확인을 하지 못한 것은 제 불찰"이라는 등 차분히 대응하며 야당의 십자포화를 진화했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선 공정위 수장으로서의 업무능력이 주로 검증의 대상이 됐다. 정 후보자가 "경제민주화 과제를 착실히 추진하면서 거기에 따라 결국 경제활성화는 추가로 따라오는 효과로 보고 있다"며 "우리 부처가 추진하는 주무부처 역할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중에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허니버터칩 끼워팔기' 의혹 조사의 필요성에 대해선 "취임하면 국민 먹을 거리, 민생 관련 부분은 담합이 됐든 불공정 거래 행위가 됐든 철저하게 단속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이날 동시에 열린 두 인사청문회는 순조롭게 이어졌다는 긍정적인 평과 함께, '정윤회 파문' 정국으로 인해 관심에서 멀어진 청문회가 돼버렸다는 부정적인 평이 나온다. 국회로까지 불거진 정윤회 국정 개입 의혹 및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때문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관심이 청와대 문건 유출로 쏠린 탓에 청문회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야당 관계자는 "법안과 예산 처리를 끝내자마자 청문회가 시작되자, 물리적 시간이 부족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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