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앞 '주차장 거리'를 걸어보니 10~20m마다 두 세평 규모의 작은 사주카페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사주카페 '퀴니'를 운영하는 점술가는 "연애운을 많이 보기는 하지만 취업운을 보는 20~30대 젊은이들이 많이 늘었다"면서 "최근 이 근처에 사주카페가 많이 생긴 것도 그런 영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점술가들은 취업과 관련된 고민을 가진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 젊은이들이 많이 늘어났다고 말한다.
이어 "공무원 시험을 몇 년째 준비하며 합격 여부를 물으러 이곳을 종종 찾는 사람들도 꽤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점술가는 "취업에 대한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정확한 답을 얻으려고 오지는 않는다"면서 "사회적인 환경이 불안하니까 긍정적인 대답을 기대하고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계 회사에 취업을 지망하는 박 모(28) 씨는 "현재 원서를 몇 군데 넣어둔 상태인데 내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으니 답답한 마음이 있다. 미래에 대한 확실한 답이 아니란 걸 알면서도 안정감을 얻는 것 같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김 모(30·여) 씨는 "친구랑 취업 이야기를 하다 보면 '너도나도 둘 다 취업이 안되는데 둘이 앉아서 뻔한 우울한 이야기 하는 것이 무슨 소용인가' 싶다"면서 "그럴 바에는 사주카페에서 거짓이나마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불안한 20대'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주카페나 점집이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20대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라면서 "나의 의지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줄어드는데 경쟁은 치열해지고 미래는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 대한 심리적 위로를 받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