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외압설 수면위로… 이광구 "서금회는 친목단체"

KB금융 회장 선임과정에도 당국 '압력넣었지만 사외이사들 저항에 실패'

자료사진
우리은행 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가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한 최종 후보군을 이광구 부행장 등 3명으로 압축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행추위는 이날 서울 태평로 플라자호텔에서 조찬 겸 2차 행추위 회의를 갖고 심층면접을 진행하게 될 3명의 후보를 선정했다. 행장 후보로는 그간 후보 하마평에 거론됐던 이광구 부행장을 비롯해 김양진 전 수석부행장, 김승규 부행장이 포함됐다.


금융권에서는 '서금회(서강대 금융인 모임)' 멤버인 이광구 부행장이 이미 차기 행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기류를 보여주듯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연임이 유력시됐던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지난 1일 연임포기 의사를 밝혔다. 외압설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이 행장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차기 행장후보 압축과정에 외부의 힘이 작용했음을 간접적으로나마 인정했다.

자신의 연임 포기 결정만이 우리은행 조직을 위해 할 수 있는 선택이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금융당국의 의중을 알고도 버티기에 나섰다가 자칫 'KB금융 사태'의 전철을 밟을까 우려했다는 것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KB이사회의 개혁을 외치고 나서고 있다. 이사회가 KB사태를 수수방관하면서 사태를 키웠다는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그 명분이다.

이 행장은 KB사태와 관련해서도 금융당국이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을 내정하려했었다며 민영화된 KB국민 금융도 그런 정도라고 언급했다.

이처럼 외압설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우리은행 행추위의 '비공개 원칙'으로 인한 비판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은행 행추위는 KB금융그룹 때와는 달리 최고경영자 후보군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서다.

심지어 행추위 멤버들 조차 자신을 제외한 위원들이 누구인지, 누가 위원장을 맡았는지, 회의가 언제 열리는지 통보도 받지 못한 채 이 행장과 이 부행장이 '2파전'을 벌이고 있다는 보도를 지켜봤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행추위가 단독 후보가 아닌 3명의 추천 후보를 올렸지만, 내정설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행추위의 행장 선임 절차가 요식행위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일각에서는 행추위가 이미 행장을 결정해놓고 구색 갖추기로 다른 후보를 끼워넣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내정설에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이광구 부행장은 천안고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79년 상업은행에 입행한 후 홍콩지점장과 경영기획본부 부행장 등을 지냈다. 이 부행장은 금융권의 서강대 모임인 '서금회' 멤버여서 내정설 배후에 서금회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받고 있다.

이광구 부행장은 3일 CBS노컷뉴스 기자에게 서금회 배후설과 관련해 "서금회는 친목단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며 거듭 부인했다.

행추위는 오는 5일 이들 3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진행한 뒤 9일 임시 이사회에 최종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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