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CBS 김진오 선임기자
앵커) 김진오의 눈… 김 기자, 어서 오세요.
[김진오의 눈 전체듣기]
▶ 오늘 첫 뉴스 키워드는 뭘로 정하셨어요?
국회가 375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 시한을 지켜 어젯밤 처리했는데 꼭 12년만입니다.
예산안과 함께 최경환노믹스를 뒷받침하는 예산부수법안들도 모두 통과됐습니다.
누리과정 예산은 5,064억원을, 소방안전교부세 3,130억원, 병영문화 개선 예산 330억원 등을 증액한 반면 4대강 관련 예산과 국정원 정보활동비는 삭감했습니다.
정의화 국회의장을 비롯한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우윤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등의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결실을 본 것입니다.
여·야 원내대표와 원내 수석의 역할이 커지면서 상임위원회의 논의는 수박겉핥기에 그쳤습니다.
일도 하지 않고 세비만 받는다는 비판을 의식해 일하지 않으면 세비를 반납하자는 혁신위원회안이 나오기도 했지만 국회의원들은 이제 세비를 받아도 되게 생겼습니다.
특히 국회선진화법이 역할을 톡톡히 하는 바람에 매년 되풀이되던 날치기와 몸싸움이 사라졌습니다.
2012년 국회선진화법을 만든 장본인인 황우여 당시 여당 원내대표와 김진표 야당 원내대표였습니다.
세월호법 파동으로 야당의 강경파들의 입지가 위축되고 덩달아 여당 강경파 의원들의 목소리가 축소되면서 온건합리주의자들이 득세한 것도 국회의 제역할에 힘을 보탰습니다.
흠이라면 375조원이나 되는 예산안을 수박겉핥기식으로 심사·심의했다는 점입니다.
▶ 두 번째 아이템은 어떤 것인가요?
경제를 살리는데 필수적이라는 최경환 경제팀의 3대 법안이 거의 원안대로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담뱃세를 포함해 예산부수법안이 통과됐고, 가계소득증대세제 3대 패키지, 이른바 근로소득 증대세제와 배당소득 증대세제, 기업소득 환류세제도 사실상 정부안이 대부분 반영됐습니다.
기업의 소득을 가계로 흘러들도록 해, 우리 경제에 돈이 돌아가도록 하겠다며 내놨던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입니다.
기재부는 가계소득 3종세트 구상이 거의 원안대로 통과되자, "기업소득이 가계로 흐르게 함으로써 내수와 소비를 진작하고 경기활성화를 유도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담뱃값도 2,000원 인상해 2조원 이상의 세금을 더 거둘 수 있고, 지난해보다 20조원 이상 증액된 375조원의 예산을 확보한 만큼 이제 경제살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국회의, 특히 야당의 이런 협조에도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그 책임은 최경환 경제팀과 청와대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국회가 법안을 처리하지 않고 지연시키는 바람에 경제가 회생하지 않는다고 국회 책임론을 거론했는데 이제는 더 이상 책임을 떠넘길 수도 없게 됐습니다.
▶ 세 번째 키워드는 어떤 것입니까?
정윤회 씨는 지난 사흘 동안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데 거침이 없습니다.
정윤회 씨는 "문건 파문이 터진 뒤 안봉근, 이재만 비서관과도 통화를 했다"면서 "나는 더 이상 참지 않겠으니 청와대에서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하는 등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윤회 씨의 거침없는 발언을 통해 새로운 사실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른바 "이재만, 안봉근 비서관과는 7년 동안 연락을 끊었다"는 발언이 이틀 만에 거짓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재만, 안봉근 비서관은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전화도 좀처럼 받지 않는데 이들이 7년 동안 연락도 하지 않은 정윤회씨의 전화를 받았다는 것을 보면 정씨와 3인방의 관계를 가늠케 합니다.
또 이재만 비서관이 지난 4월 11일 조응천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게 전화를 걸어 정윤회씨의 전화를 받으라는 통화를 한 것만 봐도 3인방과 정윤회씨의 관계가 어느정도인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정윤회씨가 이곳저곳에 입을 열면서 오히려 자신의 발언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는 역설입니다.
앵커) 7년 동안 안 만난 사람의 전화를 받았다면 말이 안 되는 것 같은데요.
박재홍 앵커라면 7년 동안 본 적도 없는 사람의 전화를 받겠습니까?
특히 한 가지 짚어볼 대목은 정윤회씨가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한다고는 할지라도 믿는 배후가 없이는 이처럼 거침이 없을 수 없는데 뭘, 누구를 믿고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 어떤 뉴스 인물을 주목하셨어요?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청와대 입장을 전달하려다 보니 그럴 수 있었겠지만 마치 정윤회 씨 대변인 같은 모습입니다.
민 대변인은 어제 오전엔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고 했다가 오후에는 정윤회 씨와 이재만 비서관의 만남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만약 검찰 수사에서 정윤회 씨와 이재만 비서관의 만남과 통화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진다면 민 대변인은 한쪽의 말만 듣고 거짓말을 한 셈이 될 것입니다.
민 대변인은 또 조응천 전 비서관에 대해서도 밖에서 일방적 주장을 펼칠 게 아니라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조 전 비서관에게 함부로 입을 놀리지 말라는 함구령을 내리는 듯한 발언입니다.
또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입니다.
김 실장은 어제 박근혜 대통령 주재의 통일준비위 3차 회의에 참석했으나 표정이 아주 어두워보였다고 합니다.
유출 문건이 김기춘 실장 사퇴와 관련된 내용일 뿐만 아니라 말이 왕실장이지 3인방보도 못한 '허깨비' 실장이었음이 일부 확인되면서 심기가 편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비춰지고 있고, 결국 대통령의 힘을 빼는 결과로 연결될 것이기 때문에 김 실장의 심기가 좋을 리 없겠죠?
김 실장을 아는 한 인사는 "하루도 청와대 실장 자리에 앉아있기 싫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오룡호 침몰사고, 생존자 아직 안나오고 있죠?
- 예, 오룡호가 베링해에서 침몰한 지 이틀이 지났으나 생존자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인 열 명을 포함해 52명이 실종상태이지만 남은 희망은 구명뗏목뿐입니다.
러시아는 오늘 헬기를 동원해 수색작업을 편다고 하지만 가족들은 애간장을 태우고 있습니다.
사조산업 오룡호의 침몰사고는 우리 원양어선 역사에서 최악의 사고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 마지막 뉴스는요?
앵커) 한숨소리라뇨?
오늘 전국의 수험생들이 수능 성적표를 받아보는데 한숨을 푹푹쉬거나 울음을 터트리는 학생들이 부지기수일 것입니다.
최악의 물수능으로 변별력을 상실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1점만 떨어져도 등급이 밀리기 때문인데요.
수학만점자가 무려 4.3%나 되는 등 영어와 수학의 변별력은 아예 없어졌고,
국어와 과학탐구영역이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이는데 난이도 논란에 휩싸이는 수능 21년입니다.
한가지만 더 짚는다면 출애굽기입니다.
성경 출애굽기를 토대로 한 영화 '엑소더스'가 오늘 한국에서 개봉합니다.
이집트에서 노예생활을 하던 히브리인들이 선지자 모세의 영도에 따라 고향인 가나안으로 돌아가는 줄거리인데 웅장한 대서사시인 관계로 12월 극장가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출애굽기' 속 10가지 재앙은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재현됐고 홍해를 가르는 명 장면이 장중한 스케일로 그려진다고 합니다.
크리스천 베일이라는 배우의 열연도 관심거리라고 하는데 올 여름 극장가를 지배한 한국영화는 미국 영화에 맥을 못추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