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의 간판스타 양동근은 뛰어난 수비력과 근성을 자랑하는 선수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에게는 또 하나의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 있다. 바로 '클러치' 능력이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전을 돌이켜보자.
이란에 끌려가던 4쿼터 종료 1분 여를 남기고 공격의 활로를 뚫은 결정적인 3점슛이 터졌다. 양동근의 손 끝에서 나왔다. 결승 득점은 김종규(창원 LG)가 만들어냈다. 그에게 쉬운 패스를 만들어준 선수는 바로 양동근이었다.
29일 오후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모비스와 인천 전자랜드의 정규리그 3라운드 경기는 한편의 스릴러 영화를 보는듯 했다. 양동근의 소름 끼치는 클러치 능력이 눈부신 경기였다.
경기 내내 끌려가던 전자랜드는 4쿼터 막판 김지완의 연속 4득점으로 63-60 역전에 성공했다. 전자랜드 벤치는 승리를 확신하며 축제 분위기에 빠졌다.
양동근이 침착하게 맞섰다. 15.4초를 남기고 동점 3점슛을 림에 꽂았다. 수비를 앞에 두고 어려운 자세에서 슛을 던졌지만 공은 깨끗하게 림을 통과했다.
전자랜드는 종료 3.1초 전, 리카르도 포웰의 레이업으로 다시 65-63 리드를 잡았다. 모비스에게는 작전타임이 없었다. 이번에는 정말 경기가 끝날 줄 알았다.
아마도 올 시즌 가장 극적인 득점 장면 중 하나로 기억될 장면이 이어졌다. 함지훈이 전방으로 달려가는 양동근을 향해 '쿼터백' 패스를 했다. 양동근은 공을 잡자마자 골밑으로 띄웠다. 놀라운 판단력이었다. 리카르도 라틀리프는 손쉽게 슛을 성공시켰다. 남은 시간은 1.1초. 스코어는 65-65 동점.
결정적인 3점슛과 어시스트. 마치 아시안게임 결승전을 떠올리게 하는 놀라운 '클러치 퍼포먼스'였다.
모비스는 연장 접전 끝에 졌다. 74-77로 분패했다. 그러나 양동근의 4쿼터 막판 맹활약은 코트에 진한 여운을 남겼다. 양동근이라는 이름값을 재확인시킨 4쿼터 마지막 15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