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에서는 밀수담배가 급증하면서 오히려 국민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 "결국 서민들만 부담을 떠안으란 얘기"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담뱃값 인상에는 합의했지만 인상폭을 놓고 의견조율에 나섰던 여야 정치권이 28일 오후 2,000원 인상에 전격 합의했다.
이날 오후 유성재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수석부의장은 국회에서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하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평균 2,500원 하던 담배 한 갑 가격은 당장 내년부터 4,500원까지 오르게된다.
그동안 정부와 새누리당은 담뱃값 인상폭을 2,000원으로 주장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서민부담을 이유로 1,000원 인상안을 내놔 협상을 이어왔다.
하지만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날 담뱃값을 한 갑당 2,000원 올리고 인상분 중 개별소비세 부과분의 20%를 신설되는 소방안전교부세로 전환하는 내용에 잡정 합의했다.
인상폭이 2,000원으로 정해지면서 흡연자들은 국민건강을 운운했을뿐 결국은 증세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하루에 담배 한갑 반 정도를 핀다는 박주민(46.남) 씨는 "담배값 대부분이 세금인데 너무 과도하게 인상한 것 아니냐"며 "결국 서민들만 부담을 떠안으란 얘기인데 상당히 불쾌하다"고 말했다.
흡연경력 12년차인 회사원 김종명(42.남) 씨는 "담배값이 1만원이 되도 피울 사람은 피울 것"이라며 "국민건강이 아니라 세금 확대를 위한 것 아니냐"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일부 시민단체들도 증세 꼼수라며 여야정치권을 비판했다.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은 이날 'CBS라디오 시사자키'에 출연해 "담뱃값 인상은 국민건강을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지만 실제는 국가가 세금이 부족하니까 개별소비세나 국세를 대폭 확충해서 세금을 거둬 적자를 메꾸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사실상 있는 사람한테서 세금 거둬 나눠주지도 못할 판에 오히려 없는 사람한테 세금을 계속 거둬 복지를 한다는 것은 국가의 공평과세라는 책무를 망각했다고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담뱃값 인상이 흡연율 감소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일부에서는 서민층 가계부담 증가와 함께 밀수 담배 등이 활개를 치면서 국내 담배산업 기반이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