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28일 "넥센 장시환, 두산 정대현, 한화 윤근영, NC 이성민 등 투수을 비롯해 롯데 용덕한(포수), KIA 이대형, LG 배병옥, SK 김상현(이상 외야수), 삼성 정현(내야수)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kt는 각 팀에 보상금 10억 원을 주고 이들을 데려온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단연 이대형(31)이다. 이대형은 지난해 FA(자유계약선수)로 KIA에 입단해 1년밖에 뛰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대형은 지난해 LG에서 FA로 풀린 뒤 KIA와 4년 28억 원에 계약했다.
FA를 1년 만에 보호선수에서 푸는 경우는 지극히 드물다. 게다가 이대형은 올해 성적도 준수했다. 126경기 타율 3할2푼3리 149안타 75득점 40타점을 올렸다. 실패가 적잖기는 했으나 도루도 22개(15개 실패)를 올렸다. 여기에 예의 폭넓은 수비와 다이빙 캐치로 외야진을 지켰다.
때문에 야구계에서는 김기태 신임 감독과 이대형의 불편한 관계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적잖다. 이대형은 LG의 붙박이 1번 타자였으나 김 감독이 부임한 2012년부터 선발 경쟁에서 밀렸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100경기 이상 나섰지만 교체 출전이 많았다.
이후 이대형은 지난 시즌 뒤 KIA로 이적해 김 감독과 결별했다. 그러나 김 감독이 선동열 감독 후임으로 KIA 지휘봉을 잡으면서 재회해야 했다. 이런 가운데 김 감독이 보호선수 20명에 이대형을 묶지 않은 것이다. KIA는 외야 유망주들이 많은 점을 배경으로 설명했으나 석연찮은 이유에 팬들의 비난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김상현-조범현, 2009년 KIA 우승 합작
kt에 새 둥지를 트는 김상현(34)도 눈에 띈다. 2000년 해태(현 KIA)의 지명을 받아 2002년 LG로 이적한 김상현은 2009년 다시 KIA로 왔다가 지난해 SK로 옮겼다. 이번 kt는 5번째 둥지다.
특히 조범현 kt 감독과 3년 만에 재회하게 됐다. 김상현은 LG 시절 미완의 거포로만 뛰다가 2009시즌 도중 KIA로 옮겨와 야구 인생이 활짝 피었다. 타율 3할1푼5리 36홈런 127타점으로 홈런-타점왕에 오르며 KIA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정규리그 MVP까지 올라 꽃을 피웠다.
당시 KIA 사령탑이 조 감독이었다. 김상현 영입으로 '신의 한 수'를 이룬 조 감독은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
하지만 조 감독은 2010년 5위, 2011년 4위에 머물며 재계약에 실패했다. 김상현도 2년 연속 부진에 빠져 야인이 될 스승을 붙들지 못했다. 지난해 시즌 도중 SK로 트레이드되기도 했다.
그런 둘은 kt에서 다시 의기투합하게 됐다. 신생팀 kt를 맡은 조 감독이 김상현을 지명한 것이다. 김상현은 야구 인생의 마지막을 걸고 재기를 노릴 계기가 됐고, 조 감독은 왕년 역전의 용사를 불러들여 신생팀에 활기를 불어넣을 기회를 마련했다.
조 감독은 "프런트와 코치진과 함께 선수 선발을 협의했다"면서 "즉시 전력감과 미래 가치, 그리고 신구 조화를 다같이 고려했는데 만족한다"고 밝혔다. kt의 특별 지명에 얽힌 사제들의 인연이 내년 시즌 어떤 결과를 낳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