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현역 연장?' FA 열풍 속 베테랑에겐 차가운 겨울

김동주. (자료사진=두산 베어스)
FA 열풍이 그야말로 뜨겁다. 원 소속 구단 우선 협상 기간에만 395억5,000만원이라는 거액이 오갔다. 덩달아 롯데의 88억원 제안을 뿌리치고 FA 시장에 나온 장원준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FA들에게는 훈훈한 겨울이다.

하지만 베테랑들에게는 겨울이 차갑기만 하다. 은퇴냐, 현역 연장이냐 기로에 놓였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지난 25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2015년 보류 선수 명단을 제출했다. 구단별로 최대 63명이다. 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으면 명단이 공시되는 30일 이후 계약이 해지된다. 쉽게 말하면 '방출'이다.

공시는 30일이지만, 베테랑들에게는 미리 통보해주는 경우가 대다수다. 은퇴를 선택하거나, 다른 팀을 물색하라는 배려다.


이번에도 이름 값이 있는 베테랑들이 대거 보류 선수 명단에서 빠졌다.

먼저 메이저리그 출신 LG 김선우(37)는 은퇴를 선언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13승13패. 2008년 한국으로 돌아왔고, 올해 6경기 등판에 그쳤다. 제10구단 kt가 1군에 합류하면서 현역 연장도 가능해보였지만,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일찌감치 새 직업을 찾은 베테랑들도 있다. 삼성에서 전문 대주자로 활약하던 강명구(34)는 전력분석요원으로 변신했고, 포수 채상병은 코치 임무를 맡는다. 2군 퍼펙트게임의 주인공 롯데 이용훈(37)도 2군 코치가 됐다. NC 포수 허준과 메이저리그 출신 투수 정성기는 고등학교 코치로 새 삶을 시작한다.

현역 연장 의지를 불태우는 베테랑들도 있다. 두산에서 나온 김동주(38)를 비롯해 롯데를 떠난 장성호(37), LG를 나선 임재철(38), 권용관(38), SK에서 방출된 임경완(39)은 현역으로 뛰기 위해 다시 땀을 흘리고 있다.

일단 장성호와 임재철은 새 팀을 찾았다. 장성호는 조범현 감독의 부름을 받고 kt로 향했고, 임재철은 이종운 감독의 호출에 곧바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또 권용관과 임경완은 김성근 감독의 연락에 한화 입단 테스트를 받고 있다. 자존심보다 아직 글러브를 벗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컸다.

다만 김동주는 여전히 새 둥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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