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순서>
① 뉴스·시사만 1주일에 5100분…종편 맞나요?
② 시청률과 함께 사라지다? 종편 예능·드라마 실종사건
③ 3년 째 '종편주의보'…못 고치나, 안 고치나
종편 프로그램은 콘텐츠 내부에 끊임없이 취약점을 보여왔다. 비상식적 방송사고, 선정성, 논란의 출연자 등이 대표적인 문제로 꼽힌다.
종편 토크쇼를 두고 과도한 선정성과 자극적인 이야기를 쫓는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종편 프로그램을 두고 '종편주의'라는 경고까지 달릴 정도다. 개국 이후부터 수위 대결이라도 하듯 펼쳐지는 강도 높은 발언에 지적이 이어졌지만 현재까지도 이런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말초를 자극하느냐, 중추를 자극하느냐의 차이다. 종편은 건강보다 맛을 좋게 해서 판매를 높이려는 측면이 강하다"면서 "프로그램은 시대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그런데 이 시대의 고민과 괴리된 채, 재미만을 위한 콘텐츠를 생산하면서 방송사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재미에만 신경을 쏟다 보니 기본을 지키지 못하는 일이 빈번하다. 예능 부분에 강세를 보이는 JTBC는 치명적인 방송사고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비정상회담'은 일본 출연자들 등장 배경음으로 두 차례나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기미가요'를 내보냈다. 외주음악감독과 제작진의 역사 의식이 결여된 결과였다. 이 사안은 결국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에 안건으로 상정돼 제재 수위가 논의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상류사회'에서 한 출연자가 개그맨 김병만의 뺨을 때려 고막이 파열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JTBC는 '웃음도 고막도 터졌다'는 자막을 내보내 사고를 희화화했고, 방심위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았다.
'종편 시청률 1위' MBN은 '충무로 와글와글'에서 가수 김그림의 속옷이 보이자 이를 희미하게 모자이크 처리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큰 축인 출연자도 선정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종편은 드라마, 예능프로그램 할 것 없이 이슈가 되는 논란의 출연자들을 기용한다. 단순 논란뿐 아니라 범법 행위로 지상파에 출연을 정지당한 이들까지 포함돼 있어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배우 박시연, 이승연, 현영 등 프로포폴 여배우들이 사건 1년도 채 되지 않아 종편 고정 출연자로 복귀했고, 불법 도박으로 벌금형을 받은 붐, 학력위조 신정아 전 교수도 종편에 얼굴을 내밀었다. 정치적 발언 때문에 지상파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함익병 원장은 곧바로 종편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했다.
방심위 장낙인 상임의원은 "방송법에는 그런 출연자들에 대한 자숙 규정이 없다. 만들기도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이미 집행된 형을 이행한 순간, 잘못된 행위에 대한 법적 처벌은 끝나기 때문이다. 결국 출연자들의 자유의지에 달린 것이다. 자숙은 도의적인 문제이고, 시청자들에 대한 예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방송사의 자체적인 규제 없이는 별다른 방안이 없음에도 종편이 도리어 이들의 출연을 앞장서서 장려하고 있는 것이다.
반복되는 문제가 시정되지 않다보니 '재미는 있지만 질적으로 수준이 낮다'는 인식을 벗기가 어렵다.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은 "일명 '떼 토크' 형식을 가지고, 일상으로 솔직하게 파고든 소재는 새로운 차원에서 바라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것은 극히 일부이고, 선정주의에 기대다보니 출연자도 선정적으로 선택하고 있는 현실이다"라고 꼬집었다.
종편이 이 같은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자본이 많지 않고 기획력이 없는 탓에 선정성에 기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가장 시청률을 올리기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방심위 제재 건수가 높아지고, 악순환이 계속 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