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가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에서 '한국경제 긴급진단'을 주제로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를 초청해 개최한 경총포럼에서 김종석 홍익대 교수는 한국 경제의 위기를 이처럼 '끓는 물속 개구리'에 비유했다.
김 교수는 "실업, 가계부채 과다, 소득분배 악화, 디플레 가능성 등 한국경제의 다양한 문제의 뿌리는 저성장 기조의 장기화"라고 진단했다.
그는 "성장잠재력이 점점 떨어지며 2030년엔 성장엔진이 소멸되는 장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문제는 이 추세가 상당히 앞당겨질 수 있다는 것"이라며 "철강, 석유, 전자, 조선, 자동차 등 5대 주력산업이 중국의 저성장, 엔화 약세 등으로 인해 동시다발적으로 어려움에 빠진 것은 상당한 위기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그는 전망했다.
◈ 제조업 치중, 서비스업 소홀로 큰 충격 받았다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세월호 사고 이후 얼어붙은 경기가 곧 회복될 것으로 봤는데 생각보다 오래가는 것 같다"며 "우리 경제가 수출 의존적 경제구조 아래에서 제조업에 치중한 채 고용창출을 주도할 수 있는 서비스업을 등한시했기 때문에 세계 경제 영향에 따라 충격을 크게 받는 것도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동안 국내 제조업은 기술 면에서 중국에 조금 앞서고, 가격 면에서 일본보다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버텨온 측면이 있는데 최근에는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줄고, 엔저 가속화로 가격 경쟁력이 상실되며 위기가 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지난 10년간 우리 주력산업은 미국제조업 붕괴, 중국 특수, 엔고가 바탕이 돼 호황을 누렸지만 지금은 상황이 역전됨에 따라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더 심각한 것은 한국과 중국, 일본의 주력산업이 겹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가장 큰 문제는 외환위기나 금융위기처럼 위기가 확 와닿게 오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와서 그런지 정부와 정치권에서 불황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불황에 법인세를 올린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며 "소득세, 부가가치세 등은 올려도 회피할 수 없지만 법인세를 올리면 기업들이 바로 다른 나라로 가버린다"고 주장했다.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은 "가랑비에 옷이 젖는다는 말이 있듯이 최근 노동시장에서 발생한 이슈들은 하나하나 보면 바람직한 측면이 존재하지만 이 이슈들이 모아져 기업들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