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은 2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2014~2015 NH농협 V-리그' 여자부 2라운드에서 풀 세트 접전 끝에 2-3(23-25 13-25 25-22 31-29 12-15)으로 패했다.
1라운드 잘 나갔던 흥국생명이지만 2라운드 들어 3연패에 빠졌다. 시즌 초반의 기분 좋은 출발을 이어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신인 레프트 공격수 이재영의 맹활약이 활력소가 되고 있다.
흥국생명은 패했지만 이재영은 24득점으로 양 팀 국내 선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기복은 있었지만 3세트에는 양 팀 외국인 선수보다 많은 9득점을 기록했고, 4세트 역시 9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프로 데뷔 후 가장 뛰어난 활약이었다.
이재영에게 이 경기는 쌍둥이 동생 이다영(현대건설)과 배구 인생 처음으로 적으로 만나는 상황이었다. 프로 데뷔 첫해부터 주전으로 맹활약하는 자신과 달리 동생은 주전 세터 염혜선에 밀려 후보로 밀린 아쉬움을 대신 풀기라도 하듯 상대 코트를 향해 강력한 스파이크를 내리꽂았다. 수비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을 선보였다.
비록 경기에서는 적이었지만 경기가 끝나자 둘은 절친한 쌍둥이 자매로 돌아왔다. 왕년의 국가대표 세터 출신 어머니가 경기장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이재영과 이다영은 네트 근처에서 만나 가벼운 포옹으로 서로를 격려했다.
박미희 감독은 "오늘 경기를 통해 재영이가 프로에 와서 공격에 대한 적응을 마친 것 같다"면서 "오늘 경기에서 이겼으면 작게는 흥국생명에, 크게는 한국 여자배구에 좋은 기여를 할 수 있는 경기였는데 안타깝다"고 평가했다.
이어 "재영이는 앞으로도 더 잘할 선수"라며 "훈련 때마다 욕심부리지 말고 기술적인 것보다 프로에 빨리 적응하라고 한다. 나이가 어려서 경기에 덤빌 때가 많다"고 조언했다.
적장인 양철호 현대건설 감독 역시 "오늘 경기에서 루크도 잘했고, 특히 재영이가 잘했다. 재영이까지 잘 풀리니까 우리가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정작 이재영 본인은 자신의 프로 데뷔 후 가장 뛰어난 활약에도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마지막 세트가 가장 중요한데 '한 방'이 없어서 아쉽다. 아직 내 경기력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이재영은 "팀이 졌기 때문에 아쉽다. 더 연습해서 다음에는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