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NH농협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이 경기는 단순히 4연승 도전에 나선 여자부 2위 현대건설과 3경기 만의 승리에 도전하는 4위 흥국생명의 대결에 그치지 않았다.
올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나란히 전체 1, 2순위로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유니폼을 입은 이재영(흥국생명), 이다영(현대건설)의 올 시즌 첫 맞대결이었다. 현대건설이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한 지난 1라운드에는 전국체전 출전으로 두 선수 모두 결장했기 때문에 이 경기가 둘에게는 프로 무대에서 적으로 만나는 첫 번째 경기였다.
배구를 시작한 이래 프로 데뷔 전까지 항상 같은 유니폼을 입고 승리를 합작하던 쌍둥이지만 이제는 서로의 적이 되어야 했다. 그리고 첫 맞대결에서 둘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개인 경기력에서는 언니 재영이 웃었다. 이재영은 이 경기에서 활약한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은 24득점으로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3세트에는 양 팀 외국인 선수보다 많은 9득점을 쏟았고, 4세트에도 9득점으로 풀세트 승부를 이끌었다. 이 경기 24득점과 한 세트 9득점은 이재영이 프로 데뷔 후 기록한 각 부문의 최다 기록이다.
프로 데뷔 전부터 여자 국가대표팀에서 확실한 자기 자리를 찾은 언니 이재영은 프로 입성 후에도 빠르게 소속팀의 주전 자리를 꿰찼다. 이날도 이재영은 흥국생명의 주전 레프트로 코트를 지켰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상대 외국인 선수 폴리의 강력한 스파이크를 몸을 날려 걷어내고 네트 앞에 떨어지는 공을 어렵게 살려 상대의 범실을 유도하는 등 수비에서도 만점 활약했다.
하지만 팀 성적은 동생 다영이 웃었다. 이다영이 매 세트 교체 출전한 현대건설(6승3패.승점17)은 흥국생명을 3-2(25-23 25-13 22-25 29-31 15-12)로 꺾고 4연승으로 IBK기업은행(승점17)을 밀어내고 여자부 선두로 올라섰다.
이다영도 일찌감치 국가대표팀에 발탁될 정도로 장래가 촉망되는 세터지만 현대건설에는 주전 세터 염혜선의 자리가 너무 컸다. 이 때문에 이다영은 이 경기에서도 교체 출전을 통해 경기 경험을 쌓는 후보 세터의 역할에 충실했다. 양철호 감독은 매 세트 꾸준하게 이다영에게 출전기회를 주며 빠르게 프로 무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