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코너는 세바시 제작진으로서의 편향된 시각을 가진 김다은 PD가 그곳의 현장 분위기를 전한다. 참가 신청 못한 이들의 배를 아프게 하기 위한 철저히 계산된 정직함을 기반으로 한 기사임을 미리 밝힌다. [편집자 주]
감상적인 수식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담백한 마지막이 좋다. 누군가 말하지 않았던가. '박수칠 때 떠나라'고. 혹자는 1박 2일이라는 시간이 박수를 치려고 두 손을 들어올리는 순간 끝날만큼 짧은 시간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15분 동안 세상을 바꾸겠다'는 이들에게 48시간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새롭게 무언가를 발견하고, 나누고, 가슴 가득 채우기에 모자람 없는 시간인 것이다. 그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는 지금, 이 곳 제주 중문에는 어느덧 어둠이 깔렸다.
문득 오늘 아침에 했던 세바시 제작진들의 우려가 떠올랐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사람들이 야외로 나가는 거 아닐까?' 했던. 콘퍼런스 홀로 이동하다말고 새파란 바다를 향해 핸들을 돌린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날씨였다. 하지만 기우였다. 콘퍼런스 시작 시간에 맞춰 관객들은 서둘러 자리를 채웠다. 그런 관객들과 호흡을 맞추는 강연자들의 눈빛 역시 다감했다. 그들은 이미 서로를 알고 있었다. 함께, 한 공간에, 같은 시간을 즐기러 온 친구로서 그들은 서로를 알아봤다. 어제 하루, 홀 안을 지나치며 인사를 나눴고 함께 프로젝트를 하며 대화를 시작했다. '관계'가 시작되자 화창한 제주의 날씨가 배경화면이 됐다.
◈ 세바시 PAN 2014, 열린 Know-how(노하우)가 공유되는 장으로 거듭나다
지금 이 시간, <세바시 PAN2014>는 마지막 세션인 '세바시 프로젝트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어제부터 함께 관심사를 공유하며 생각을 발전시켜 온 프로젝트팀들은 오늘 낮, 각자의 Idea Wall에 아이디어를 적어 붙여두었다. 그 중 많은 지지를 얻은 9팀이 무대에 올라 발표를 한다. 관객들은 입장 시 받았던 서포트카드(응원 카드)를 이용해 현장에서 바로 아이디어에 힘을 실어준다. 자신의 재능과, 자신이 맺고 있는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공유하겠다는 약속인 셈이다.
◈ "관객이 주인공이 되는 콘퍼런스" 아직 중문의 밤은 끝나지 않았다!
세바시가 바라는 것은 '만드는' 사람들이 주인공이 되는 것이 아니라 '참여한' 이들이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비단 이번 콘퍼런스만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앞으로 세바시가 만들고자 하는 모든 강연이 그렇다. '우리의 삶은 서로에게 빚지며 연결된다'는 말을 되새겨 본다. 그처럼 세바시는 언제나 관객들에게 빚을 진 마음으로 그들을 초대한다. 더욱더 고민하게 해줘서, 그 고민이 헛된 것이 아님을 증명해줘서, 무엇보다 이렇게 즐거워해줘서 세바시는 어른이 되어 가고 있다.
41개월의 시간이 그렇게 흘렀다. 폐막을 앞둔 지금,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다시 한번 쳐다본다. 아직 이 곳 중문의 밤은 끝나지 않았다. 관객들에게 당부하자면 너무 오래 박수를 치진 말아달라는 것이다. <세바시 PAN 2014>가 이곳을 찾은 모든 관객들에게 박수를 칠 수 있도록, 그리고 그 소리가 잘 들릴 수 있도록 말이다. 우리의 축제는 이렇게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