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어도 안 쓴다…깊어지는 '흑자형 불황'

가계 흑자액 사상최대, 평균소비성향은 세월호 사고때보다 부진

(자료사진)
비록 소폭이지만 올해들어 가계의 소득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그만큼 소비지출이 따르지 않고 있다. 미래의 불안 때문에 소득이 늘어도 지갑은 열리지 않는 이른바, '흑자형 불황'이 점점 깊어지는 모습이다. 지난 3분기 우리 가계의 흑자액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 3분기 가계, 월 438만8천원 벌어 341만4천원 썼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14년 3분기 가계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우리 가계의 월평균 소득은 438만8천원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3% 증가했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 소득도 1.6% 증가를 기록했다.

1분기 실질소득 증가율 3.9%에는 못 미치지만,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지난 2분기의 1.1%보다는 증가율이 상승하며 미약하지만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3분기부터는 기초연금 지급이 본격화되면서 가계소득 가운데 이전소득이 전년 동기대비 4.9%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


한편, 지난 3분기 월평균 가계 지출은 341만4천원으로 조사됐다. 여기서 소비지출이 월 257만6천원이었고, 세금과 연금, 보험료 등 비소비지출은 83.8천원을 차지했다.

◈ 가계 흑자액 사상 최대, 평균소비성향은 2분기보다 낮아져

전체 월평균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은 355만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2.8% 증가했다. 그리고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97만3,700으로 조사됐다.

한 달 소득에서 모든 지출을 빼고 남은 흑자액이 97만원을 넘긴 것은 이번 3분기가 처음이다. 흑자액이 사상최대치를 기록하면서 반대로 평균소비성향은 72.6%로, 세월호 사고가 발생했던 지난 2분기(73.3%)보다 더 낮아졌다.

기초연금이 지급되는 등 추가 소득이 들어와도, 노후 등 미래 불안 때문에 소비를 주저하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서운주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부채가 늘어나면서 노후대비도 해야해서 순자산을 늘릴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부분도 있고, 보육료 등을 정부가 감당하면서 흑자가 생기는 (정책적) 부분들이 있다"며 "두가지 측면을 다 같이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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