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의 계산은 끝났다

깜짝 발탁 가능성 '0' 선언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최근 4차례의 A매치를 통해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릴 아시안컵에 나설 23인의 최종명단 구성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박종민기자
"깜짝 발탁 가능성은 없다."


지난 20일 중동 2연전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난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릴 아시안컵 최종명단 선정과 관련해 단호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어 슈틸리케 감독은 "28명 정도를 큰 틀에 두고 3, 4명 정도를 간추릴 것이다. K리그 경기도 지켜보며 시간적 여유를 갖고 최종명단을 고려하겠다"면서 "높은 점유율과 함께 효율적인 축구를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고민이다. 공격자원의 대안이 없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후 A매치 4경기를 치르는 동안 K리거가 중심이 된 10월 A매치에 23명, 해외파가 중심이 된 11월 A매치에 22명을 소집해 경기력을 점검했다. 중동 2연전을 마친 슈틸리케 감독의 발언은 사실상 이 명단에서 아시안컵 예비명단(50명)과 최종명단(23명)을 선발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10월 A매치와 11월 A매치에 모두 소집된 선수는 총 15명이다. 미드필더가 7명(기성용, 김민우, 남태희, 손흥민, 이청용, 한교원, 한국영)으로 가장 많다. 수비수가 5명(곽태휘, 김영권, 박주호, 장현수, 차두리)으로 뒤를 이었고, 골키퍼와 공격수가 각각 2명(김승규, 김진현)과 1명(조영철)이다. 슈틸리케 감독의 발언이라면 이들의 아시안컵 합류 가능성은 매우 높다. 사실상 최종명단 발탁이 유력한 선수들이다.

이들 15명이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은 선수들이라면 최근 2달 동안 태극마크를 달았던 나머지 선수들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검증은 끝났다. 이제 남은 것은 선택

우선 골키퍼 정성룡(수원)의 발탁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통상적으로 3명의 골키퍼가 최종명단에 포함되는 가운데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김승규(울산)와 함께 브라질월드컵의 부진 이후 소속팀에서 경기력 회복에 성공한 정성룡이 마지막 남은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 유력하다.

수비수 중에는 좌우 측면으로 박주호(마인츠), 차두리(서울)이 주전 경쟁에서 가장 앞섰다는 평가다. 이들의 백업 자원으로 왼쪽에는 윤석영(QPR)과 홍철(수원) 그리고 2차례 모두 소집되고도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한 김진수(호펜하임)도 경쟁이 유력하다. 오른쪽은 김창수(가시와 레이솔), 이용(울산) 중 한 명이 최종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

치열한 경쟁이 진행 중인 중앙 수비는 경우의 수가 많다. 베테랑 곽태휘(알 힐랄)와 멀티 자원 장현수(광저우 부리)가 기존의 조합인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를 크게 위협했다. 게다가 김주영(서울)도 소속팀에서 뛰어난 활약을 하며 대표팀 발탁을 노리고 있다.

미드필더의 경우는 사실상 어느 정도 아시안컵 출전 선수의 구성이 마무리됐다. 왼쪽 측면에 손흥민(레버쿠젠)과 김민우(사간 도스)가, 오른쪽 측면에 이청용(볼턴)과 한교원(전북)이 자리를 잡았다. 2선 공격을 중앙에서 이끌 자원도 남태희(레퀴야)가 확실한 주전으로 도약한 가운데 구자철(마인츠)이 이명주(알 아인)과 경쟁에서 한발 앞섰다는 분석이다.

수비형 미드필더도 기성용(스완지 시티)의 자리가 확고한 가운데 한국영(카타르SC)의 합류가 유력하다. 수비수 박주호, 장현수도 이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만큼 기성용의 파트너가 누가 될 것인지에 따라 다양한 수비진 구성도 가능해진다.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포지션이 바로 공격수다. 4경기 A매치에 슈틸리케 감독과 함께한 선수는 조영철(카타르SC)뿐이다. 하지만 조영철이 전형적인 공격수가 아니라는 점에서 정통 스트라이커의 빈자리는 더욱 크게 느껴진다. 김신욱(울산)과 이동국(전북)이 부상 중인 가운데 박주영(알 샤밥)의 합류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이유다. 여기에 이근호(엘 자이시)와 김승대(포항)도 슈틸리케 감독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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