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는 최근 소속팀의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신의 은퇴 시기를 사실상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시 차두리는 "모든 것을 다 쏟아부을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 감독님, 구단, 동료들에게 짐이 된다.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해서 판단하겠다"면서 머지않아 현역에서 은퇴하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하지만 최용수 서울 감독은 물론, 축구계에서는 차두리가 34세로 적지 않은 나이에도 여전히 그라운드에서 젊은 선수들 못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현 상황에서는 은퇴를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다.
최근 차두리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축구대표팀에 다시 발탁될 정도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 때문에 차두리가 언제 은퇴를 결심할 것인지에 따라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본선에 출전 여부가 달라지는 만큼 그의 결정에 큰 관심이 쏠렸다.
차두리의 은퇴 결심을 둘러싼 논란에 마침내 종지부가 찍혔다.
요르단, 이란과 중동 2연전을 마치고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차두리의 아시안컵 최종명단 발탁 여부를 묻는 취재진에 "최근 면담을 통해 아시안컵에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확인했다"고 답했다.
이어 슈틸리케 감독은 "차두리의 경험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는 경기장 안에서는 물론, 밖에서도 선수단에 큰 힘을 줄 수 있는 존재"라고 호평했다. 사실상 아시안컵에 참가할 23명의 최종명단 가운데 한 자리는 차두리의 차지가 됐다.
차두리의 대표팀 내 존재감은 감독뿐 아니라 동료 선수에게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대표팀에서 차두리와 함께 호흡을 맞췄던 중앙 수비수 장현수(광저우 부리)는 "두리 형이 경기장에 있고 없고는 어린 선수들에게는 큰 차이가 있다. 아무래도 듬직한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