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권 탈출과 FA컵 우승' 학범슨의 최대 고민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성남FC는 리그에서는 강등권 성적에 그치고 있지만 FA컵 결승에 올라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도 노리고 있다. 윤성호 기자
"솔직히 진퇴양난이다. 굉장히 힘들다."

'학범슨' 김학범 성남FC 감독이 고민에 빠졌다. 올 시즌 중반 친정팀 성남의 지휘봉을 잡은 김학범 감독은 치열한 강등권 싸움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것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하지만 FA컵에서 기대 이상의 선전으로 결승까지 오르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것인지 심각한 고민이다.

성남은 올 시즌 잔여 경기가 2경기뿐인 현재 7승13무16패(승점34)로 전체 12개 팀 가운데 11위에 그치고 있다. 2부리그로 자동 강등되는 12위 상주(승점31)과 격차는 불과 1경기 차로 남은 2경기 결과에 따라 충분히 성남이 최하위로도 내려앉을 수 있는 상황이다. 반대로 10위 경남(승점36)과도 1경기의 결과만으로도 순위가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성남은 K리그 클래식 잔여 경기에만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다. FA컵 결승에 진출해 우승의 달콤한 열매를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리그에서는 부진한 성적에 그치고 있지만 FA컵에서 우승할 경우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할 자격까지 얻는다. 성남에게는 K리그 클래식 잔류와 FA컵 우승까지 어느 하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김학범 성남 감독은 20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4 하나은행 FA컵’ 결승 미디어데이에서 이러한 고민을 감추지 않았다.

"이럴 땐 뭐라고 표현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진퇴양난이다"라고 입을 연 김학범 감독은 "우리는 선수가 많아서 로테이션을 시킬 수도 없는데 서울이라는 최고의 팀을 만난만큼 소홀히 할 수도 없다. 머리가 복잡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하지만 김학범 감독은 과거 성남 일화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승부사다웠다. "선수들을 믿는다. 이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대부분이 서울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과거 성남을 이끌었을 때는 서울에 진 기억이 거의 없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울을 꺾었던 그 힘을 믿는다. 이번 결승에도 서울이 쉽게 이길 수는 없을 것"이라고 치열한 승부를 예고했다.

준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우승팀 전북을 꺾었던 성남은 강력한 수비로 서울까지 잡겠다는 각오다. "서울이 리그에서 수비 실점률은 전북 다음으로 좋은데 우리도 수비에서는 상위에 있다. 상대 수비를 공략하기보다는 상대 공격수를 어떻게 묶을 것인지에 주안점을 두겠다"고 지독한 수비 축구를 예고했다.

올 시즌을 마치고 입대해 다음 시즌부터는 상주 소속으로 뛰는 성남의 주장 박진포 역시 "서울이 강팀이고 원정 경기지만 우리는 학범슨을 믿고 잘 준비하겠다"고 필승의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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