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세원은 20일 오전 11시 40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3단독에서 열린 공판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정희는 참석하지 않았다.
서세원은 이 자리에서 "여태까지 제가 침묵한 것은 가정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가정을 100% 잘못 이끈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그리고 공소사실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차분하게 진술했다.
◈ 로비 룸에서 목 졸랐다? : 그런 적 없다
서세원은 CCTV 영상대로 자신이 아내의 다리를 잡아 끌고, 어깨 부위를 누르며 강제로 의자에 앉힌 사실 등을 모두 인정했다. 그러나 '로비의 룸으로 끌고 들어가 목을 졸랐다'는 주장은 전면 부인했다.
그는 "목을 조르거나 서정희 씨가 인터뷰한 대로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목이 졸렸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그 부분에 대한 진실을 밝혀달라고 변호사님께 부탁을 했다"고 설명했다.
◈ 다리 잡아 끌어 전치 3주 상해? : 인정하지만 서정희가 갑자기 드러누워
서세원은 다리를 잡아끌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것에 대해 "당시에는 다리를 끄는 것이 큰 폭행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제 법률적 잣대가 굉장히 잘못됐었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 아내와 가족, 형제 자매들에게도 부끄럽고 죄송스럽다. 뉘우치고 있다"고 반성했다.
다리를 잡아끌게 된 사건의 경위를 자세하게 진술하기도 했다.
서세원은 "당시 교회 일 때문에 간사 3명이 있었고, 보안 요원도 2, 3명이 있었다. 구경꾼이 너무 많아 집에 가서 얘기하자니까 (서정희가) 갑자기 누워서 '납치다, 용역깡패다' 소리를 질렀다"면서 "가정문제였기 때문에 너무 부끄럽고 경황이 없어서 다리를 끌었다"고 회상했다.
◈ 어깨 밀쳐 강제로 의자에 앉혔다? : 인정하지만 약하게 저지한 수준
서세원은 의자에 강제로 앉힌 것과 관련해서는 "CCTV 속도가 빨라서 어깨를 밀친 장면에 굉장히 힘을 가한 것처럼 보이는데 정상속도로 보면 전화를 하다가 서정희 씨가 나가려고 하니까 저지를 한 정도다. 강약을 따졌을 때 많은 사람들이 '강'이라고 얘기를 하니까 속상하다"고 털어놓았다.
서세원 부부의 두 번째 공판은 다음달 11일 오전 11시 20분에 열린다. 재판부는 사건 현장에 있던 매니저와 교회 간사를 증인으로 신청한 서세원 측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다음 공판에서는 서세원 부부의 다툼을 직접 목격한 이들의 구체적인 진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황은영 부장검사)는 지난 3일 말다툼 중 아내 서정희에게 폭력을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상해)로 서세원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서세원은 올해 5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오피스텔 지하 2층 로비에서 말다툼을 하던 중 서정희의 어깨를 누르며 의자에 앉히고 로비 안쪽 룸에 끌고 들어가 목을 조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함께 엘리베이터로 가는 길에 서정희가 달아나자 이를 붙잡는 과정에서 넘어진 서정희의 다리를 손으로 잡아끌며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서정희는 집이 있는 층에 도착하고 나서도 다리를 붙잡힌 채 엘리베이터 안에서 복도로 끌려가면서 타박상 등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