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이범균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빌딩 지하의 한 고급 한정식집을 찾아가 법정외(外) 증인심문을 벌였다.
이날 현장검증에서는 한정식집의 구조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이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이 곳은 삼표이앤씨 전 대표 이모씨가 지난 2011년 12월 8일 조 의원과 단 둘이 만나 쇼핑백에 1억원을 담아 건냈다고 진술한 장소이다.
변호인들은 지난 공판에서 이씨와 만난 한정식집 방이 개방돼 있는 구조라 거액의 돈을 받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곳이라며 반론을 제기했다.
현장검증에서는 두 사람이 식사한 방의 구조가 어땠는지 쟁점이 됐다.
특히 점심 식사에는 두 테이블을 놓지만 저녁 식사때는 주로 칸막이를 치우고 독방으로 사용한다고 식당 매니저는 설명했다.
증인 이씨는 "이처럼 막힌 공간에서 만났다"며 "3년 전의 일이라 머리에 한계가 있어서 서빙을 어느 쪽에서 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곳에서 1억원이 담긴 쇼핑백을 준비해 조 의원에게 건냈다고 진술했다. 특히 돈의 무게 때문에 쇼핑백이 찢길까봐 2개 겹쳐서 준비했다고 상세히 증언했다.
증언에 따르면 이씨는 조 의원이 먼저 자리를 뜨고 한정식집에서 계산을 한 뒤 인근 와인판매점으로 향했다. 이씨는 운전기사의 의심을 살까봐 같은 모양의 쇼핑백을 따로 준비해 와인 2병을 사서 담은 채로 귀가했다.
변호인들은 이씨가 종업원이 서빙한 위치 등을 오락가락한다고 지적한 반면, 검찰은 방 구조가 뇌물을 은밀히 주고 받을 만큼 밀폐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식당 매니저를 상대로 한정식집의 구조와 평소 영업 방식 등을 상세히 물어보고 인근 와인판매점까지 동선 점검을 한 뒤 현장검증을 마무리했다.
조 의원에 대한 다음 공판은 12월 1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