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건창은 18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 호텔 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에서 정규리그 MVP로 뽑혔다. 야구 기자단 투표에서 서건창은 77표를 얻어 팀 동료 박병호(13표)를 제쳤다.
11년 만의 50홈런(52개)을 날린 박병호도, 유격수 최초 40홈런-100타점(117개)을 올린 괴물 강정호(이상 넥센)도 신고 선수 신화를 깨지 못했다. 올해 서건창은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프로야구 33년 역사상 최초로 한 시즌 200안타(201개) 고지를 돌파하는 기념비를 세웠다. 1994년 이종범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해태 시절 세운 196안타(124경기) 기록을 20년 만에 깼다.
128경기 전 경기에 나와 타격왕(3할7푼)과 득점왕(135개)까지 3관왕에 올랐다. 도루 3위(48개)와 출루율 4위(4할3푼8리)까지 최고의 톱타자로 활약하며 팀의 정규리그 2위와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특히 신고 선수 출신으로 감격적인 MVP 드라마를 만들었다. 서건창은 2008년 LG 신고 선수로 입단했으나 이듬해 방출되는 아픔을 겪었다. 군 복무 뒤 2012년 입단 테스트를 거쳐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이후 인생이 달라졌다. 그해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찬 서건창은 127경기 타율 2할6푼6리 115안타 39도루를 기록했다. 지난해 86경기 타율 2할6푼6리 84안타 33도루로 주춤했지만 올해 완전히 타격에 눈을 뜨면서 대기록을 수립했다.
수많은 타격폼 수정 속에 자기 만의 자세를 찾았다. 방망이를 몸에 꼭 붙인 독특한 타격 자세를 정착시켰다. 같은 좌타자 두산 정수빈이 똑같이 따라하며 타격감을 끌어올린 바로 그 자세였다. 전인미답의 200안타 돌파는 물론 한 시즌 최다 3루타 기록(17개)도 세웠다.
이어 "감사드릴 분이 많아 일일이 거명하지 못하지만 모교 스승님과 이장석 구단 대표, 프런트, 염경엽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동료 선후배 언론사 기자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올해를 기대감과 두려움을 동시에 안고 시작했는데 작은 것 하나에 실패하면서 얻은 깨달음,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깨달음이 컸다"면서 "자신을 속이지 않고 준비해서 팬들을 흥분시킬 게임 메이커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백척간두 진일보란 말처럼 한걸음 더 나가서 한 단계 발전할 선수가 되겠다"면서 "후원자 역할을 해준 가족에게 감사드린다. 팬들에게 사랑한다 말을 전하고 싶다"
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