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일 개막한 '2014-2015 KCC 프로농구'는 17일까지 74경기를 치렀다. 이들 경기의 두 팀 득점 마진 평균은 11.8점이다. 매 경기 10점 차는 벌어진다는 뜻이다. 지난 시즌의 10.3점보다 1.5점 늘어났다.
올 시즌 10점 차 이내 승부는 40경기로 54%로 절반을 조금 웃돈다. 나머지 34경기는 10점 초과 점수 차가 났다는 것이다. 11~20점 차 승부가 24경기(32.4%), 21점 이상도 10경기(13.5%)나 됐다.
역대 최다 점수 차 경기 기록이 세워졌던 지난 시즌보다도 점수 양극화가 심화한 양상이다. 2013-2014시즌 정규리그는 10점 차 이내 승부가 60% 가까이 됐다. 전체 270경기 중 161경기(59.6%)였다. 올 시즌보다 6% 포인트 정도 많았다.
그만큼 올 시즌 점수 차가 많이 벌어진다는 뜻이다. 모든 스포츠 경기가 그렇듯 접전일 때 재미가 있다.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경기는 손에 땀이 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점수 차가 벌어져 승부가 갈리면 흥미는 떨어진다.
17일 전주 KCC-울산 모비스전도 그랬다. 전반에만 모비스가 44-28, 16점 차로 앞섰고, 4쿼터 중반에는 양동근의 3점슛으로 모비스가 31점 차까지 달아났다. 모비스가 주전들을 빼면서 89-65, 24점 차로 좁혀지면서 마무리됐다. 모비스는 지난해 10월 15일 KCC를 101-58로 대파, 역대 최다 점수 차 승리(43점)를 거둔 바 있다.
빡빡한 일정과 조직력의 격차가 원인으로 꼽힌다. 모 감독은 "올 시즌은 휴식일이 1~2일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때문에 팀을 추스를 시간이 적어 한번 연패에 빠지면 길어지고 체력적, 정신적 악순환이 이어져 점수 차도 크게 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달에 한번 정도 3~4일 휴식이 있는데 일정 상에 부담이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각 팀들의 조직력이 대승과 대패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 감독은 "모비스나 서울 SK, 원주 동부 등 2~3년 동안 주축들이 조직력을 갖춘 팀이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인다"면서 "그러나 KCC나 KGC 등은 새로 합류한 선수들이 있어 손발을 맞추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 시즌은 상하위권의 전력이 뚜렷하게 갈린다. 1위 모비스(11연승), 2위 오리온스(8연승), SK(4연승), 4위 동부(7연승) 등이 연승 행진을 달렸지만 6위 부산 KT(8연패), 인천 전자랜드(9연패), 8위 KCC와 10위 서울 삼성(이상 5연패) 등은 연패로 순위 싸움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일단 시즌 초반이다. 이런 양극화 현상이 이어질지, 하위권 팀들이 조직력을 정비하면서 접전 양상으로 판도를 바꿀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