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못된 동남아 영화의 속삭임…"그래도 삶은 아름답다"

2014아세안영화제 27일부터 내달 4일까지 열려…10개국 10개작 상영

영화 '마이다스하우스'의 한 장면.
거대 자본을 들인 대작 등에 밀려 그동안 국내 극장가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던 동남아시아 10개국의 영화를 소개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2014아세안영화제가 27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서울 삼청동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다. 이 영화제에서는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타이 베트남까지 아세안 10개국의 10개 작품이 상영된다.

개막작은 인도네시아의 근현대사를 다룬 테디 소에리아트마자 감독의 '마이다스 하우스'(Maida's House)다.

마이다라는 여대생이 거리의 아이들을 위해 폐가를 학교로 바꾸면서 시작되는 이 영화는 60여 년의 시간을 오가는데, 자국의 다양한 종교·민족 갈등, 굴곡의 역사를 다룸으로써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다.

상영작 가운데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작품들이 다수 초청됐다.

2013년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대상작이자 같은 해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은 거장 리티 판 감독의 '잃어버린 사진'(The Missing Picture·캄보디아), 2013년 칸국제영화제 황금카메라상 수상작인 안토니 첸 감독의 '일로 일로'(Ilo Ilo·싱가포르), 말레이시아의 류승완으로 불리는 우 밍진 감독의 2014부천판타스틱영화제 초청작 'KL 좀비'(KL Zombi)가 그 면면이다.


다양한 소재를 다룬 장르 영화들도 여럿 포함됐다.

'사나 다티'(If Only·필리핀)는 상업영화와 독립영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제롤 타로그 감독의 카메라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이다. 감각적인 영상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결혼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것이 특징.

태국 영화 '선생님 일기'(The Teacher's Diary)는 올해 태국 최고 흥행작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됐으며, 한·중·말레이 합작으로 리메이크가 결정돼 이목을 끈다.

베트남 최초의 액션 판타지 '일대고수'(Once Upon a Time in Vietnam)는 아세안 영화의 다양성을 잘 드러내는 작품이다. 웨스턴과 무협을 넘나드는 화려한 액션과 탄탄한 시나리오로 평단과 대중을 모두 만족시켰다는 평을 얻고 있다.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의 리메이크 버전으로 볼 수 있는 브루나이 영화 '리나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What's so Special about Rina), 사춘기 소녀의 불안을 통해 라오스인들이 생각하는 죽음의 세계를 표현한 '찬탈리'(Chanthaly), 목에 링을 감고 평생을 살아가는 미얀마 소수민족인 카얀족 소녀들의 도시 모험담 '카얀 뷰티'(Kayan Beauties)도 눈길을 끈다.

이밖에도 문화예술전문가와 함께하는 토크 프로그램 '월담 토크: 경계를 넘은 영화이야기' 등의 부대행사를 통해 각국 영화에 담긴 사회 문화적 특징을 공유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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