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춘 보훈처장, 예산 깎았다고 與 위원장에 '행패'

與 의원들 "기가 막힌 일, 자질 의심"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자료사진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보훈처 사업 예산 삭감에 반발, 정우택 정무위원장을 찾아가 고성을 지르고 탁자를 내리치는 등 소란을 벌인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국회 정무위원회 의원들에 따르면, 박 처장은 지난 13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장실을 찾아가 새누리당 소속인 정우택 정무위원장에게 '장진호 전투 기념비 건립 사업비' 3억원 삭감에 대해 항의했다.

이 사업비는 이날 새벽 정무위 예결산소위에서 야당의 지적에 의해 삭감 처리됐다. 장진호 전투 건립비가 이미 미국에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 처장은 정 위원장에게 "이 사업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데 예산을 깎느냐"며 탁자를 내리치고 고함을 치는 등 소란을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예결산소위 상황을 몰랐던 정 위원장은 다소 당혹스러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무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이 이같은 사실을 듣고 박 처장을 불러 따끔하게 야단을 쳐야한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박 처장을 부르기로 했다.

여당 의원들은 마침 위원장실에 들어온 박 처장에게 자초지종을 물었고, 박 처장은 "너무나 중요한 사업이라 감정이 북받쳐서 흥분했다"고 울먹이며 사과를 했다.

의원들은 "아무리 그래도 이러면 안 되지 않느냐"며 호되게 야단 쳤고, 깍듯이 위원장에게 사과를 하라고 했다. 정 위원장은 사과를 받아들였다고 의원들은 상황을 전했다.

정무위 소속 한 의원은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처장이 있을 수 없는 일을 했다. 읍소를 해야지, 되레 여당 위원장에게 소리를 치는 게 말이 되느냐. 기가 막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보훈처장으로서 자질이 심각하게 의심이 된다"고 꼬집었다.

박 처장은 19대 국회 상반기부터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곡으로 지정하는 문제와 대선개입 논란 등으로 정무위 회의를 수차례 파행으로 몰고 갔다. 세월호 사고 직후인 5월 "우리나라는 큰 사건만 나면 대통령과 정부를 공격한다"는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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