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은 13일(한국시각) 윤리위원회를 통해 2018년과 2022년의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 불거진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개최지로 선정된 러시아와 카타르는 물론, 개최 의사를 밝힌 모든 후보국가와 관계된 문건을 조사한 결과다.
FIFA의 공식 입장은 "걱정스러운 사건은 있지만 개최지 선정을 다시 할만큼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 사실상 러시아와 카타르가 예정대로 월드컵을 개최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이번 사건의 공식 종료를 선언했다.
하지만 FIFA의 발표가 나온 뒤 곧바로 영국 공영방송 'BBC'가 반박에 나섰다. 최근 2년 동안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의 비리를 조사했던 마이클 가르시아 FIFA 윤리위원회 수석조사관이 FIFA의 발표를 강하게 비난했다.
가르시아는 최근 2년 동안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의 비리 의혹을 조사한 인물로, 브라질월드컵이 끝난 뒤 무려 430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FIFA는 집행위원의 반대로 이 보고서를 대중에 공개하지 않았고, 결국 42페이지로 간추린 내용으로 공개했다.
가르시아는 FIFA가 압축해 발표한 보고서가 "불완전하고 오류가 많다"면서 자신이 제출한 보고서의 전면 공개를 요청했다. 사실상 자신의 보고서 내용과 FIFA의 발표가 전혀 다른 내용이라는 뜻이다. FIFA는 허둥지둥 이번 사건에 마침표를 찍었지만 오히려 논란만 키운 모습이다.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지, 무엇이 문제인가
2018년과 2022년의 월드컵 개최지 가운데 문제가 되는 것은 2018년의 러시아보다는 2022년의 카타르다. 기후 조건이나 축구 환경 등 모든 면에서 월드컵을 개최하기에 부적합하다는 것이 축구계 다수의 의견이다.
2018년 월드컵 개최지 러시아는 대부분의 개최지가 동서로 넓게 펼쳐진 국토의 서쪽에 있다. 가장 동쪽에 자리한 예카테린부르크도 6월 평균 기온이 섭씨 20도로 춥지 않다. 가장 북쪽에 위치한 상트페테르부르크도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카타르는 워낙 작은 국토 탓에 도하 한 곳에만 6개의 경기장이 모여있는 데다 대부분의 경기장이 새롭게 만들어져야 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전통적으로 월드컵이 열릴 6월이 카타르가 가장 더울 때라는 점이 문제다. 일 평균 기온이 30도를 훌쩍 뛰어넘을 뿐 아니라 최고 기온은 50도를 넘나든다. 6월 최저 온도 역시 20도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는다.
이 때문에 카타르는 석유 수출로 쌓은 막대한 부를 활용, 모든 경기장에 에어컨을 설치해 문제없이 월드컵을 치르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여전히 축구계는 야간 경기 및 일 평균 기온이 10도 후반으로 떨어지는 겨울 개최 등을 차선책으로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