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비리의혹 보고서에 '정몽준 공약'도 언급

8천500억원 규모 축구기반확충지원안…"심각하지 않아 따로 심의 않기로"

2022년 월드컵 개최지를 선정하는 과정에 불거진 비리의혹을 조사한 보고서에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의 공약도 조사대상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3일(한국시간) FIFA 윤리위원회 심판관실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정 회장은 2010년 후반기에 FIFA 집행위원들에게 '글로벌 풋볼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공문을 여러 장 보냈다.


2011년부터 2022년까지 7억7천700만 달러(약 8천518억원) 기금을 조성해 국제연맹과 회원국 협회가 축구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선수, 지도자, 행정가를 양성하도록 돕겠다는 게 공문의 내용이었다.

윤리위는 한국이 2022년 월드컵 유치하려는 도전과 정 회장의 기금 조성안이 무관하지 않다고 봤다.

정 회장의 개인 활동이 월드컵 유치위원회의 업무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관계라고도 설명했다.

윤리위는 한국이 기금 조성을 공식 비드북(유치공약집)에 포함하지 않았으나 집행위원(유권자)을 상대로 한 프레젠테이션 때 구두로 따로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윤리위는 "아무리 봐도 기금조성 공문은 투표에 영향을 미치려고 집행위원들에게 이권을 제공하거나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성된 기금이 각 대륙과 회원국에 배분되면 그 지역에서 이를 관리하거나 집행하는 집행위원 등 축구계 유력자들에게 바로 이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지적한 것이다.

그러나 윤리위는 제재를 위해 이 사안을 따로 떼어 심의하는 절차는 밟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리위는 "잠재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실과 환경이 포착됐지만 FIFA 월드컵과 개최지 선정 과정의 정직성을 위태롭게 할 만큼의 사태는 아니라고 본다"고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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