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돌부처' 오승환(32, 한신 타이거즈)은 어떻게 마무리로서 한국과 일본을 평정했을까.
오승환이 강조한 첫 번째는 바로 '잊기'다. 오승환은 13일 기자회견에서 "마무리 투수 같은 경우에는 빨리 잊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블론세이브를 하고,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을 때도 그렇다. 마무리는 2~3번 연속 실패하는 것이 가장 안 좋다. 잊고 경기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당연함'이다. 마무리로서 위기 상황에 오르는 것이 당연한 일. 결국 그것을 받아들여야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의미다.
오승환은 "항상 마운드에 오르는 상황 자체가 부담되고 힘든 상황이지만, 마무리라면 그런 상황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그러면 부담감이 조금은 없어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잊고, 또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마무리 오승환이지만, 블론세이브를 할 때면 속상함에 잠을 못 이룬다. 물론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는다.
오승환은 "운동을 하면서 그렇게 긴장한 적은 별로 없다. 재팬시리즈라고 긴장하지 않고, 경기 상황에 따라 조금씩 긴장이 된다"면서 "블론세이브를 하면 가장 먼저 동료들에게 미안하다. 좋은 경기를 하고 8회까지 이기는 상황을 만들어줬는데 9회에 올라가 내 실수로 팀이 지는 것이다. 화를 내기 전에 먼저 미안한 마음이 든다. 안정이 좀 되면 스스로 화가 많이 나서 잠도 설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제 오승환은 일본프로야구 2년 차에 들어간다. 내년 시즌 종료 후 한신과 계약이 끝나면 메이저리그 진출도 노려볼 계획이다. 목표를 위해 떨어지는 변화구도 꾸준히 연마하고 있다.
오승환은 "이번 캠프에 맞춰서 당장 연마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연습하고 있다. 내년에는 떨어지는 공의 빈도가 조금 높아질 것이다. 올해도 많이 던졌는데, 타자들이 속는 걸 보고 자신감도 얻었다. 연습을 더 해서 레퍼토리를 더 늘릴 계획"이라면서 "내 손가락에 최적화된 변형 투심 계열이다. TV로 볼 때는 포크볼 계열로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