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한국인 더럽다는 책 무조건 20~30만부 팔려"

JP뉴스 유재순 "이승철 입국거부, 한류스타 향한 경고 메시지"

-대마초는 핑계, 과거엔 왜 안 막았나
-MB 독도방문이후 혐한서적 증가
-재일한인 처벌 심해져, 강제추방도
-한일관계 따라 재일 한인도 들썩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유재순 (JP뉴스 대표)

지난 주말, 가수 이승철 씨가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하고 4시간가량 억류됐었다는 소식에 많은 분들이 흥분하셨는데요. 게다가 일본 측이 입국거부 이유에 대해서 석연찮은 입장을 내놨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최근 일본의 방송·출판계에서 한국을 반대하는 분위기, 소위 '혐한' 분위기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재일언론인이신 JP뉴스의 유재순 대표 연결합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박재홍의 뉴스쇼 전체듣기]

◆ 유재순> 네, 운영하세요. 유재순입니다.

◇ 박재홍> 이승철 씨 입국 거부사건 어떻게 보셨나요?


◆ 유재순> 글쎄요, '일본도 굉장히 조급하구나'라고 느꼈습니다.

◇ 박재홍> '조급하다?' 어떤 면에서 그런가요?

◆ 유재순> 이승철 씨의 입국 거부가 한국 국내에서는 '마약 때문이다' 혹은 '독도에서 노래를 불렀기 때문이다'라고 하는데 사실은 한국 한류 스타들이 일본에서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지 않습니까? 가령 예를 들어서 J-POP, 일본 음악분야에서도 인기순위인 오리콘 차트 상반기 톱 50위 중에 21곡이 한류 가수가 부른 노래가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한류스타들에 대한 일본의 경고성 메시지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가령 한류 스타들이 일본에 와서 높은 인기를 얻고 많은 부를 가지고 가는데 '봐라, 너희들도 이승철 씨처럼 독도 문제나 역사 문제에 대해서 행동이나 발언을 할 경우에 제 2의 이승철 씨가 될 수도 있다', '일본 입국 거부가 될 수도 있다'라는 강한 경고성 메시지일 가능성이 훨씬 더 높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일본 관방장관은 이런 해명을 냈습니다. 입관난민법, 우리로 치면 출입국 관리법인데 '입관난민법에 따른 상륙거부사유에 해당한다. 그래서 노래를 독도에서 부른 것과 상관이 없다' 이런 입장이었는데요. 그럼 이걸 사실로 볼 수 없는 상황인가요?

◆ 유재순> 어제 오전에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기자회견을 통해서 그런 발언을 했는데요, 그러면서도 정작 입국 거부사유에 대해서는 '이승철 씨가 독도에서 노래를 부른 행동 때문에 입국 거부한 것은 아니다'라고 부인을 했잖아요. 그것은 굉장히 궁색한 변명에 불과한 것이고요. 물론 이승철 씨가 과거에 마약을 한 것은 사실이지 않습니까? 실제로 패리스 힐튼이라고 힐튼 가의 재벌 상속녀도 자가용비행기로 일본을 방문했다가 공항에서 쫓겨난 적이 있습니다. 마약을 복용했다는 과거전력 때문이었는데요.

문제는 이승철 씨 같은 경우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15번 이상 일본을 왔다갔다하지 않았습니까? 만약에 그것 때문이라면 15번 이상 입국거부를 했어야죠. 지금까지는 별 탈 없이 왔다갔다했던 것이 갑자기 하루아침에 어느 날 갑자기 입국거부를 하는 것은 변명에 지나지 않다고 보고요. 한류 스타들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 입국을 거부 당한 가수 이승철 씨 (자료사진)
◇ 박재홍> '독도문제를 넘어선 그 이상의 무엇이 있었다. 총체적인 일본의 불안감이 표현된 사건이었다' 이런 해석을 하시는 것 같고요. 그리고 '일본 내에서 혐한 분위기가 높아졌다' 이런 이야기가 최근 자주 들려오고 있고 '베스트셀러 목록에도 혐한서적이 있다' 이런 얘기가 있어요. 사실인가요?

◆ 유재순> 네. 일본에서는 벌써 몇 년 전부터 시작된 건데요. 10여 년 전부터 시사주간지에는 한국과 중국을 때리는 기사면 적어도 5만부에서 10만부까지 판매 부수가 올라갑니다. 그런데 그게 극히 일부에 불과했던 것이 최근에 와서,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임기 말 8월에 독도를 방문하고 일본 국왕에 대해서 비난하는 발언을 한 후에 혐한분위기가 부쩍 높아졌어요. 그래서 최근 2~3년 사이에는 한국을 때리는 책들은 무조건 20~30만 부 팔립니다.

◇ 박재홍> 일본이 한국 때리기에 나섰다는 말인데요, 그런 책들에는 주로 어떤 내용이 담겨있습니까?

◆ 유재순> 한국인들의 일상생활이나 습관과 관련된 발언들입니다. 예를 들어서 '한국사람들은 예의가 없고 목소리가 크다', '지저분하고 위생관념이 없다', 이런 식의 발언들이 있고요. '굉장한 거짓말쟁이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반성할 줄을 모른다, 적반하장으로 나온다' 그런 내용들을 담은 책들이 보통 베스트셀러가 되고 20~30만부씩 팔리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다면 실제로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의 삶에서 느끼는 체감온도는 어떻습니까?

◆ 유재순> 네, 예를 들면 사업을 하는 분들이 조그마한 실수를 할 수도 있고 법을 위반하는 경우도 간혹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그런 일들이 과거에는 가벼운 처벌이라든가 벌금형으로 끝났는데 지금은 무조건 구치소에 구속시켜버립니다. 그리고 두 달 이상씩 내보내지 않고 벌금형을 선고하거나 강제 추방시키는 일조차도 현재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것이 현재 재일한국인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에요.

◇ 박재홍> 한국 사람들에 대해 오히려 더 가중처벌을 하고 있다는 말씀인가요?

◆ 유재순> 그렇죠. 예를 들어서 실제로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인데요. 보석세공 기업을 하시는 분인데 물론 불법체류자를 종업원으로 썼기 때문에 법을 위반하긴 했습니다. 그런데 과거에는 벌금형으로 끝났던 것이 현재 두 달째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변호사를 선임하고 그분을 위해서 한인 사회에서 굉장히 노력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별 특별한 이유 없이 차일피일 미루면서 석방을 안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분만에 국한된 일이 아니고 식당업을 하는 사람이라든가 다른 업종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똑같은 케이스로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자료사진)
◇ 박재홍> 혐한분위기가 이렇게 심각한 상황에서요. 우리 정부 차원에서 어떻게 대응을 해야 됩니까?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 유재순> 우리나라 외교부에서도 일단 이승철 씨에 대해서 항의를 하지 않았습니까? 개인적으로 항의에 대해서는 '이대로 좌시하지 않겠다'라는 경고성 발언으로 잘했다고 생각하고요. 두 번째로는 한일관계가 좋아지느냐, 나빠지느냐에 따라서 일본 내에서 거주하는 재일동포라든가 재일한국인들의 입지도 달라질 것 같습니다.

◇ 박재홍> 따라서 좀 더 신중하고 더 이성적으로 전략적으로 접근을 해야 될 것 같네요. 대표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유재순> 네, 고맙습니다.

◇ 박재홍> 도쿄에 계신 재일언론인인시죠. JP뉴스의 유재순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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