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혁신위는 '특권 내려놓기' 혁신안의 기본 골격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12일 재확인했다.
김문수표 혁신안은 이틀에 걸쳐 당내 의원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전날 혁신위가 보고한 각종 특권 내려놓기 혁신안이 위헌 소지가 있고 당사자인 의원들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이 문제라는 항의가 의총을 계기로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의총에서 말하지 못한 의원들까지 합하면 의원들의 불만은 상상을 초월한다"면서 "혁신안은 포퓰리즘일 뿐 아니라 거칠기 짝이 없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한 재선 의원은 "생활형 정치인은 고려하지 않은, 실현 불가능한 수준의 안"이라고 비판했다.
야당 의원들로부터도 '포퓰리즘'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김문수 위원장은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정치 개혁, 어떻게 이룰 것인가' 토론회에 나와 혁신위가 내놓은 출판기념회 전면 금지,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대해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야당 혁신 수장들은 하나같이 '실천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원혜영 정치혁신실천위원장은 "새누리당은 의원들의 동의를 받지 못했다. 실천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는 충고를 했고, 통합진보당 오병윤 원내대표는 "출판기념회에 많은 문제가 있지만 제도적으로 금지하는 게 근본 방안이 될 수 있느냐"는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정의당 심상정 정치똑바로실천위원장은 "제도를 탓하기 전에 국민들로부터 여러 차례 지적 받고 하겠다고 약속했으면 이젠 똑바로 하면 될 일"이라는 일침을 가했다.
혁신위는 당내 반발과 야당의 지적에 대해 예상했던 반응이라며 담담한 표정을 보였지만, 이날 회의에서 2차 과제인 정당 개혁 논의를 미루고 특권 내려놓기 혁신안 후속대책 마련에 집중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혁신위는 약 3시간 동안 난상토론 끝에 의견 수렴의 절차상 문제를 인정하고, 가치정책소위·정당개혁소위·국회개혁·선거공천제개혁 등 4개의 소위를 구성키로 했다.
혁신위원들은 모두 발언에서 당내 의원들의 반발을 '의견 수렴 과정'의 하나로 의미를 축소하며 수정 보완을 통한 추진 입장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안건이 의원 기득권 내려놓기 작업이기 때문에 당연히 비판도 나오고 공감도 있고 소리가 날 수밖에 없다"며 "상당한 반발과 비판이 나왔지만 혁신안이 의총에서 부정됐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강석훈 의원도 "당 의원 158명의 만장일치로 통과시킬 거라고 예상하는 자체가 비현실적이고 비혁신적 사고"라며 "향후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통해 혁신이 추진돼야 더 힘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 의원들의 거센 반발을 일으킨 특권 내려놓기 혁신안에 대해선 일부 손질은 가능할지 몰라도 큰 틀에서의 수정은 불가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민현주 혁신위 대변인은 회의 직후 "어제 토론했던 안에 대해 소위에서 다시 논의해보자고 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도 "처음부터 다시 혁신안에 대한 재논의를 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위가 특권 내려놓기 9개 안에 대해 합의를 모으고 언론에 잠정 발표를 한 만큼, 이제는 혁신위 손을 떠났다는게 혁신위원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추가 의총 등 의견 수렴은 거치겠지만, 이제는 지도부가 혁신안에 대해 결정을 내려야 할 때라는 것이다.
다만 출판기념회 금지에 대해선 수정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위원인 김용태 의원은 "출판기념회 금지에 대해선 앞으로 선거에 출마하려는 모든 분들한테까지 금지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는 것은 무겁게 받아들이려 한다"면서 "저희 안이 위헌이 되면 소용없는 일이므로 묘안을 찾아보려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