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를 표방한 무드 인디고는 프랑스 초현실주의 문학의 걸작으로 꼽히는 보리스 비앙의 소설 '세월의 거품'을 각색한 영화다.
칵테일을 제조하는 피아노를 발명해 부자가 된 콜랭과 당대 최고의 철학가 장 솔 파르트르에게 빠진 그의 절친 시크.
두 사람은 우연히 클로에와 알리즈를 만나게 되면서 각자 운명과도 같은 사랑을 시작한다.
콜랭은 서툴지만 진실된 고백으로 클로에와 결혼에 성공하지만, 시크는 알리즈와 함께 파르트르의 강연에 다니면서 그의 물건을 수집하는 등 값비싼 열정을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콜랭은 클로에가 병을 앓고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되고, 치료를 위해 전재산을 바치기에 이른다.
한편 시크는 콜랭이 결혼자금으로 건넨 돈마저 파르트르 물건 수집에 모두 써버리고, 이런 그에게 알리즈는 점점 지쳐간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 난생 처음 험난한 노동을 시작한 콜랭과 우상에 미쳐 사랑을 등진 시크. 마침내 두 사람의 사랑에 대한 환상은 점점 색을 점점 잃어간다.
초현실주의 문학을 시각과 청각에 크게 의존하는 영화로 나타내는 것은 분명 어려운 작업이었으리라.
미셸 공드리 감독은 이 영화에서 사랑의 환상에서 비극적인 현실까지 주인공 콜랭의 감정 흐름을 비비드, 파스텔, 모노, 흑백이라는 색채 변화로 나타냈다.
주인공들의 스토리를 색감, 소품,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등 다채로운 기법을 통해 나타낸 것이다.
이에 따라 콜랭과 클로에가 처음 데이트를 하는 장면에서는 구름 모양 캡슐이라는 독특한 소품을 활용해 구름 속을 걷는 듯 파리의 하늘을 날아다니는 연인의 모습을 표현했다.
병에 걸린 클로에를 위해 매일 화려한 꽃을 사다 그녀의 곁에 두는 콜랭의 모습에서는 화려한 꽃과 대비되는 흑백 현실로 슬픔의 감정을 배가시킨다.
영화 무드 인디고는 다음달 1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