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 "내년 봄 6자 회담 재개 가능성"

북한이 북미대화의 걸림돌이었던 억류 미국인들을 모두 석방함에 따라 내년 봄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맨스필드 재단의 프랭크 자누지 대표는 11일 미국 워싱턴 DC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SAIS)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미국이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전했다.

자누지 대표는 "미국은 북한이 우라늄 농축을 포함한 영변의 핵 활동을 멈추고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 발사를 중단하면 6자회담 재개에 동의할 수 있을 것이고 북한도 이를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누지 대표는 "북한이 억류 미국인을 모두 석방한 것은 6자회담 재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고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남은 임기 2년 동안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업적을 고려할 가능성이 높아 북한에 유연한 대응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오바마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에서 북핵 6자회담 재개 문제가 주요 사안으로 논의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간담회에 참석한 조엘 위트 국무부 전 북한담당관은 "미국이 6자회담 재개 전제조건을 완화하거나 북한이 완화된 전제조건을 순순히 받아드릴 것이라는 추정은 매우 낙관적인 것"이라면서 "자신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로버트 칼린 전 중앙정보국(CIA) 분석관도 "6자회담은 이미 명백히 실패해 시체나 다름없다며 이를 재개할 하등의 이유도 없다"고 주장했다.

칼린 전 분석관은 "2005년 6자회담 9.19 공동성명은 북한의 핵보유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합의지만 이제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이 된 마당에 6자회담을 재개해 다시 9년 전 9.19 공동성명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기존 6자회담 말고 북핵 문제를 논의하는 다자회담의 효용성 즉 러시아와 일본을 제외한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참여하는 4자회담 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칼린 전 분석관은 "하지만 미국이나 일본, 유럽연합 등이 북한 지도자 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하려는 움직임을 지속한다면 북한은 아예 협상에 나서지 않으려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칼린 전 분석관은 "북한 외무성이 지난 4일 대북 인권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미국을 비난하면서 북한을 전복하려는 적과는 인권은 물론 핵 대화도 하지 않겠다고 위협했지만 이는 뒤집어서 해석해 볼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일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대북 인권압박의 수위를 낮춘다면 북한 측은 핵문제에서 진전을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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