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회삿돈 241억 빼돌려 카지노 탕진' 대기업 과장 구속

H 중공업 필리핀 파견 근무중 현지 관공서 서류 위조해 241억 원 횡령

(사진=이미지비트 제공/자료사진)
부산에 본사를 둔 한 대기업의 30대 과장이 해외 파견 근무 중 240억 원대의 회삿돈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과장은 빼돌린 돈의 대부분을 사설 카지노에서 탕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한 부동산 투자업체. H 중공업이 25%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이 업체는 H 중공업의 필리핀 부동산 투자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H 중공업은 이 업체에 과장급 직원을 파견해 우회적으로 현지 부동산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곳에 파견을 나갔던 H 중공업 소속 문모(33) 과장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9월까지 무려 241억 원의 회삿돈을 빼돌렸다. 이 중 60여억 원은 온전히 H 중공업의 건설 부문 투자금인 것으로 확인됐다.


문 씨는 부동산 거래에 앞서 필리핀 정부나 관계기관에 공탁금 또는 하자보증금을 맡겨야 한다는 명목으로 회사에 비용을 청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 씨는 이 과정에서 필리핀 관공서의 가짜 직인이 찍힌 위조 서류를 회사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 씨는 이 같은 방법으로 모두 41차례에 걸쳐 회삿돈을 빼돌렸지만, 같은 기간 몇 번의 자체 감사를 벌인 H 중공업은 문 씨의 횡령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문 씨는 빼돌린 돈의 대부분을 현금화해 현지 사설 카지노에서 탕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씨는 지난 9월 자신이 서류상 관계기관에 맡겨뒀다는 공탁금을 되돌려 받아야 하는 날짜가 다가오자 그대로 잠적했다.

이에 H 중공업 측은 피해 사실을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자수 의사를 밝혀온 문 씨를 지난 1일 김해공항에서 긴급 체포했다.

부산지검 특수부는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문 씨를 구속하고 추가 가담자가 더 있는지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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