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가 말한다, KS 부진 이유와 절치부심

'오늘은 반드시 치리라' 10일 삼성과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 침묵한 넥센 박병호(왼쪽)는 11일 6차전 명예 회복을 다짐했다. 사진은 경기 전 로티노와 대화하는 모습.(자료사진=넥센 히어로즈)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넥센의 한국시리즈(KS) 6차전이 열린 11일 잠실구장. 경기 전 넥센 거포 박병호는 훈련 뒤 잠실구장 복도에서 취재진에 둘러싸였다. 3년 연속 홈런-타점왕에 오른 강타자였으나 KS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

박병호는 KS 5경기에서 17타수 3안타, 타율 1할7푼6리로 부진했다. 전매특허인 홈런과 타점이 1개씩뿐이다. 올해 정규리그에서 박병호는 52홈런, 124타점을 올렸다.


4번 타자로서 팀의 열세를 통감했다. 박병호는 "내가 해줘야 하는데 못 하고 있어 팀이 지고 있다"고 자책했다. 이어 "어제도 주자 1, 2루에 있을 때 쳤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곱씹었다.

큰 경기에 대한 부담감 때문은 아니다. 박병호는 "LG와 플레이오프(PO)처럼 부담은 여전히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타격감이 생각보다 올라오고 있지 않다. 박병호는 "4차전에서 안타 2개를 치긴 했지만 스윗스팟(장타가 연결되는 배트 부분)에 맞지 않는다"면서 "타구가 떠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고 자체 분석했다.

그러다 보니 생각이 많아진다. 박병호는 "워낙 안 맞으니까 여유를 갖고 기다려야 하는데 조급해져서 승부를 쉽게 간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에게 위압감을 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타자인 만큼 상대 투수들이 좋은 공으로 승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도 안다. 그러나 뭔가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급해진다.

다만 이날 삼성 선발이 윤성환이다. 박병호가 정규리그에서 6타수 5안타 2홈런을 기록했다. 2차전에서도 윤성환에게 홈런을 날렸다.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만큼 마음을 다잡았다. 이승엽(삼성)도 부진하다가 중요할 때 한방을 날렸다는 말에 박병호는 "중요할 때가 아니라 오늘은 처음부터 날리고 싶다"고 절실한 심정을 드러냈다.

지난해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5차전 9회말 극적인 3점 홈런을 쳤다는 취재진의 말에 박병호는 말없이 생각에 잠겼다. 이어 "오늘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이를 앙다물었다. 6차전에서 거포의 명예 회복을 이룰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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