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문화평론가는 11일 CBS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건의 본질은 장기 경기 침체와 잇따른 각료 스캔들 등으로 궁지에 몰린 아베 정권이 국민들의 시선을 돌리려 '한류 스타'를 표적으로 삼은 것"이라고 말했다.
◈ "日, 한류 스타들 치밀하게 모니터링하며 예의주시"
아베 정권이 현재 내부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공공의 적'은 한류 외에도 재일교포와 중국, 북한 등이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중국과 북한은 다루기가 여의치 않자 만만한 한국을 상대로 최근 일본의 공세가 집중되고 있다는 것.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또 "일본이 독도를 의도적으로 분쟁지역화하려는 전략으로 이승철에 대한 입국금지 카드를 쓴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이미 오래 전부터 한류 스타들에 대해 치밀한 모니터링을 거쳐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일본 정부가 이승철에 대해 입국 심사 때부터 문제 삼는 것을 보며 마치 일제가 과거 우리 독립운동가를 감시한 것과 비슷한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12년 배우 송일국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 '신이라 불리는 사나이'가 일본에서 방송 6일을 앞두고 전격 취소된 적이 있다.
송일국이 그 해 광복절을 앞두고 독도 수영횡단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이 문제가 됐다.
특히 우리 드라마 외주제작사들 사이에서도 일본 측 에이전트로부터 넘겨 받은 '반일 연예인 리스트'가 공공연하게 돌아다니는 것으로 전해졌다.
◈ "대단히 모욕적…우리 정부 대응은 너무 무기력"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이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류 스타들이 일본 젊은이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 일본 정부도 의식 있는 한국 연예인들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과 관련해서 전문가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한국의 대표 가수가 특별한 사유도 없이 일본에서 입국이 거부된 것은 대단히 모욕적인 일"이라면서 "우리 정부가 일본에 너무 무력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우리 정부도 일본의 아베 정권과 마찬가지로 독도나 과거사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지 않고 지지율 만회의 수단으로만 활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김서중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적 활동에 대해 보도했다는 이유만으로 '국경없는 기자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을 기소한 한국정부가 이승철 문제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한편 주일 대사관 측은 이승철의 입국 거절 사유에 대해 해명을 요청했지만 일본 당국은 '통상적인 관례 그리고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입국 거부 사유는 밝힐 수 없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