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 화장발 혁신" 與 의원들 혁신안 비판 쇄도(종합)

김무성 "혁신은 원래 아픈 것", 김문수 "그것이 혁신"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이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보수혁신특별위원회 결과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가 마련한 '특권 내려놓기' 혁신안이 당내 의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일단 의원총회의 추인을 받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김문수 혁신위원장과 김무성 대표가 "혁신은 원래 아픈 것"이라면서 지속적으로 혁신안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향후 혁신위의 행보가 주목된다.


김문수 위원장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위원회가 출범 이후 내놓은 각종 혁신안을 처음으로 소속 의원들에게 공식 보고했다. 이날 의총에는 100명 안팎의 의원들이 참석했다.

그러나 비공개로 진행된 의총에선 대다수의 의원들이 혁신안의 내용과 절차에 대해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15명의 발언자 중 3~4명만 빼고 모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태 의원은 의총장에서 나와 "(오히려) 혁신위를 혁신해야 한다고 본다"며 "보수혁신위가 아니라 국회의원 기득권 내려놓기 위원회 정도다. 보수혁신의 진정한 가치를 하나도 담지 못한 한마디로 '백화점식 인기영합형 혁신안"이라고 혁신위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 출판기념회를 금지하는 정도의 혁신안은 보수혁신이 결코 아니다. 김문수 위원장은 인기영합형 혁신안을 전면 재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진태 의원은 "앞으로 보수가 어떻게 나가야 할 것인지 좌표를 제시해야지, 갖고 있는 손발 자르기만 하느냐. 국회의원이 회의를 참석 하지 않는다고 노는 것이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또 "출판기념회가 문제가 있으면, 그것을 손대야지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위헌이다"라고 주장했다. 심재철 의원도 출판기념회 전면 금지를 결정한 것과 관련 "너무 심했다"고 지적했다.

박민식 의원은 "지금까지의 결과물만 놓고 보면 악세서리 바꾸고 화장 바꾸는 정도"라면서 "혁신이라는 것이 당장 국민들 박수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국민들에게 손가락질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견디면서 설득하는 것도 중요한 혁신 과제"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무성 대표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의 일환으로 항공기 이코노미석 탑승 방침과 관련해서도 일부 의원들이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몇몇 의원들은 혁신위 안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김세연 의원은 발언대에 나서 "혁신이란 게 다들 불편하겠지만 공무원연금에 대해 우리가 개혁안을 내놓을 때도 당사자 입장에선 고통스럽게 느껴지듯, 우리가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국민들이 바라는 방향으로 개혁해야 한다"며 "혁신위 원안대로 그대로 가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 외에 유재중 의원도 '찬성' 의사를 표했고 박명재, 신성범 의원 등도 혁신위 안을 지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좌측)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토론이 끝날 즈음 김무성 대표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혁신이란 게 원래 고통을 수반하기 때문에 이 정도 진통은 예상하고 시작한 것 아닌가. 국민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오늘은 혁신 첫 단계니 지켜봐달라"며 혁신위에 힘을 실어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문수 위원장 역시 당내 빗발치는 반발에 대해 "그것이 바로 혁신이라고 생각한다"고 응수했다. 혁신안이 '인기영합주의적'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오직 국민들의 말씀을 듣고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추겠다. 혁신은 의원들의 눈높이, 원하는 것을 기준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혁신위의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을 것을 시사했다.

김 위원장은 "출판기념회와 세비 등 여러가지 문제에 대해 의원들이 지적했지만, 전체적으로 '혁신은 원래 아픈 것이다'라는 공감대를 이뤘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혁신안 중 개별적으로 입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은 우리당이 먼저 발의해서 여야간 합의해 입법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의원들의 강력한 반발이 확인된 만큼,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2MS(김무성·김문수)의 강력한 혁신의지에도 이번 혁신 역시 흐지부지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혁신위의 앞으로의 행보에도 타격이 있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김 위원장이 여의도를 떠난 지 8년 만에 돌아오며 '김문수표 혁신'에 대한 기대감을 높혔지만, 당내 지지를 얻지 못하면서 '흠집'이 났다는 분석도 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일부 소속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혁신안 지지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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