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는 이란을 상대로 유독 약했다. 27번을 싸워 승리한 것은 고작 9경기뿐이다. 여기에 7무 11패로 승리의 기쁨보다는 패배의 아쉬움이 유독 컸다. 특히 이란 원정에서는 5경기를 치르고도 2무3패로 일방적인 열세에 그쳤다. 고지대에 위치한 데다 10만의 이란 관중이 운집하는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우리 대표팀이 거둔 초라한 성적표다.
하지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축구대표팀이 그동안 이란 원정에서 맛봤던 아픈 기억과 분명한 이별을 선언했다. 중동 원정을 떠나기에 앞서 단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던 이란 원정에서 분명한 승리를 약속했다.
1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난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이 이란 원정에서 그동안 어떤 성적을 냈는지 잘 알고 있다"면서 "이번이 안 좋았던 기억을 되갚을 좋은 기회"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란과 경기뿐 아니라 요르단과 경기도 반드시 잡는다는 계획이다. 내년 1월 아시안컵을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평가전이라는 점에서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릴 마지막 기회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치르는 중동 2연전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중요성을 부여한 슈틸리케 감독은 "원정 평가전이지만 홈 경기를 치렀을 때와 똑같이 준비하겠다. 2경기에서 승리가 이어진다면 선수들이 많은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중동 2연전에는 박주영(알 샤밥)과 이근호(알 자이시) 등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처음 대표팀에 발탁된 선수들이 대거 대표팀에 합류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동국(전북)과 김신욱(울산) 등 최근까지 대표팀을 거쳐 간 공격수들이 부상으로 신음하는 가운데 이들에게는 이번 A매치가 아시안컵을 앞두고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찍을 마지막 기회라는 점에서 치열한 내부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에 선수를 부를 때는 체력과 심리적인 부분 모두를 고려한다"면서 "이번 대표팀에는 어제 경기를 뛰고 소집된 선수도 있다. 박주영뿐 아니라 모든 선수에 공통된 기준을 제시해 출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