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칫밥 먹는 아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까요?"

경남 학부모 인터뷰… "미쳤다는 반응에 믿지 못하는 분위기"

홍준표 경남지사의 무상급식 예산지원 중단 선언에 대한 반발이 학부모들까지 확산되고 있다.

경남에서 아이 둘을 키우는 학부모 이나미 씨는 "차별적으로 무상급식을 하면, 이 아이들은 가난해서 돈을 안내고 먹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눈치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눈칫밥 먹고 자란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까요?"라고 되물었다.

다음은 경남CBS <시사포커스 경남>(제작 손성경 PD)과의 10일 인터뷰 전문.

(자료사진)
■ 방송 : FM 106.9MHz (17:05~17:30)
■ 진행 : 김효영 기자(경남CBS 보도팀장)
■ 대담 : 학부모 이나미 씨

◇ 김효영> 홍준표 지사의 무상급식 지원 중단 발표에 따른 반발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이제 학부모 단체들도 많이 나서고 있습니다.

오늘 경남도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도 참여한 학부모 한 분 만나보겠습니다. 아이 두 명을 키우고 있는 주부, 이나미씨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나미>안녕하십니까.

◇ 김효영> 주변 학부모님들 의견을 많이 들어보셨죠?

◆ 이나미>네.

◇ 김효영> 주로 어떤 반응을 보이십니까?

◆ 이나미>방송에 이렇게 얘기해도 되나 모르겠는데..

◇ 김효영> 하십시오.

◆ 이나미> "미쳤네…"라고 합니다.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하시는 반응이 많고, 일부는 "설마 그렇게 하겠나", "이슈될려고 하는거지 진짜 그렇게 안할거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더라구요.

◇ 김효영> 혹시 '예산사정이 어렵고, 지방재정이 어려우니까 선별적으로, 정말 어려운 애들만 밥주는 것이 맞다'는 의견은 듣기 힘듭니까?

◆ 이나미> 그런 분도 일부 있을 수 있지만 아이 키우시는 분들은 그렇게까지 생각안하시거든요.

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없으신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으실텐데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다보면, 가장 걱정되는게 애들이 왕따 당한다던지 차별받는 것을 제일 걱정하게 되는데 먹는 것 가지고 그러는 것을 봐오지 않았습니까?

무상급식을 보편적으로 하지 않을 때. 아이들이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누가 돈을 내고 먹는지 안내고 먹는지 알거든요.

일부 애들은 그런 것을 가지고 '넌 돈 안내고 먹으니까 뒤에 줄 서서 먹어'하면서 차별들이 있다고 저희가 알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그런 학교에서 밥먹는게 아이들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저희 아이가 돈을 내고 그런 눈치를 안받는다 하더라도 그런 분위기는 같이 갈 수밖에 없는거거든요.

◇ 김효영> 네. 그런데 지금 분위기가 말이죠.

누리과정과 무상급식을 경쟁을 붙여놓고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하는 쪽으로 선택을 강요하고 있는 분위기예요.

◆ 이나미> 왜 그렇게 프레임이 짜졌는지 모르겠는데 그건 다른 문제거든요. 이것은 해주고 이것은 못해주고 선택하라 하는 것은 국민들간에 싸움을 붙이는 것 밖에 안되는 거거든요.

저는 유아도 키우고 있고 학생도 있는데 저는 어느 편을 들어야할까요?

서로서로 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고, 같이 가야하는 문제인데 이런 식으로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 같아서 저처럼 무식한 학부모들은 참 힘듭니다.

◇ 김효영> 학부모들은 그렇고… 혹시 아이들도 뉴스 보면 다 알지 않습니까? 아이들은 뭐라고 합니까?

◆ 이나미> 저희 아이들은 아직 어려서 그렇게까지 생각은 없는데. 제가 어떤 중학교 학생한테 들었는데 '밥 안줄꺼면 공부도 점심시간 전까지만 합시다' 그러던데요. 밥도 안줄꺼면서 왜 공부시킬려고 오래 붙잡고 있느냐고요.

당연히 공부하는 시간에는 당연히 급식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하는게 요즘 아이들 인 것 같구요.

급식비 지원을 못받게 되면 돈을 내는 엄마나 아이들은 크게 생각을 안하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아이들은 거기에 대해서 생각을 할 수 밖에 없거든요.


◇ 김효영> 아…

◆ 이나미> '나는 그럼 지원을 받게 되는건가'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아이들이 눈치를 보게되겠죠.

그렇게 되면 자기가 나는 공짜로 밥먹는 아이구나 생각하면서 스스로 주눅들지 않을까요?

◇ 김효영> 내일 홍준표 지사와 시장군수들간 무상급식에 대해 논의를 한다고 합니다. 홍 지사가 아무래도 압력을 하고, 도의 돈을 받아야 하는 시군은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을텐데요?

◆ 이나미> 근데 어느 부모가 아이들 밥 굶기고… 그 돈으로 지붕샌다고 고칩니까? 밥 먹을 돈으로 놀러가겠습니까?

무상급식은 기본적으로 먼저 하는 돈이거든요. 돈이 남아서 무상급식을 하는게 아니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이들 밥먹는 것은 먼저라고.

그것을 해결하고 난 다음에 부모님들이 다른 것을 하지, 아이들 밥 굶기고 미래를 위해 저축을 하고 차를 사고 놀러가고 안하시잖아요.

저는 지자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 밥을 주는 문제는 예산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이라고 보는거든요.

◇ 김효영> 아까 어린이집 다니는 아이도 있고, 학교 다니는 아이도 있다고 하셨나요?

◆ 이나미> 네.

◇ 김효영> 무상급식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급식비를 내야하는 상황이신거죠?

◆ 이나미> 그렇죠. 저희 아이 내는 것은 낸다고 하면 못낸다고 할 만큼 큰 돈은 아니지 않습니까. 밥 한끼가.

그 돈 낸다고 해서 가계 경제를 걱정해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우리 아이만 생각해야하는 것이 아니고 전체적인 교육에 대한 생각을 해야한다고 보는거거든요. 미래를 위한 투자인데, 눈칫밥 먹고 자란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까요?

제가 급식비를 내서 우리 아이들 급식이 굉장히 최상의 급식을 먹게된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을 수 있거든요. 눈치를 보면서…

눈치밥 살로 안간다고 했습니다. 음식으로 마음 상한다고… 정말 어린 아이들한테 그런 사소한 문제로 상처를 주고 난 다음에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기를 바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김효영> 알겠습니다. 홍준표 지사에게 하고 싶은 말씀 있으세요?

◆ 이나미> 도지사님 정말 왜 그러시는지 이해가 안가구요. 도지사님께서 이런 결정을 왜 하셨는지 어떤 정치적 목적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이해가 안가는게 애들 밥문제는 정치적으로 이념적으로 다루셔서는 안돼요.우리 미래에 대한 것인데..

서울에서 오세훈 씨가 보여주지 않았습니까. 진보·보수, 좌·우 문제가 아니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것이니까 애들 밥그릇 둘러엎는 그런 일은 안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효영> 알겠습니다. 많은 어머니들의 걱정이겠죠.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나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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