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타결 "내년 효력 발효가 목표" (종합)

야당 "장밋빛 전망 우려스럽다"…국회 비준 험로 예상

박근혜 대통령(오른쪽), 시진핑 중국국가주석 (사진=청와대 제공/자료사진)
2012년 5월에 시작해 2년 6개월을 끌어온 한중 FTA 협상이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마침내 타결됐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에이펙)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 중인 박 대통령은 1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중 FTA의 실질적인 협상 타결을 선언했다.

박 대통령은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중 FTA가 2년 여 만의 협상 끝에 핵심 사안에 합의해 정상회담을 계기로 협상이 실질적으로 타결되었음을 발표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세부 사항들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서명 발효 절차를 신속하게 추진해 나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시진핑 주석도 "이익이 전반적으로 균형을 이루고 전면적이며 높은 수준의 FTA 체결에 관해 합의를 했다"며 "양측의 공동 노력에 의해 협상이 중대한 진전을 거두는 소식을 기쁘게 접하게 됐다"고 화답했다.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 두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가오후청 중국 상무부장이 양해각서(MOU)의 일종인 합의의사록에 서명했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번에 실질적인 타결로 남은 쟁점 사항은 없으며 문안 작업을 위한 수정이나 법률적인 검토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며 추가협상이나 후속협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날 타결된 한중 FTA는 상품, 서비스, 투자, 금융, 통신 등 양국 경제전반을 포괄하는 22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상품 부분에서 양국은 품목수 기준으로 90% 이상의 상품을 개방하기로 합의했고, 농산물 분야에서는 농수산 자유화율을 품목수 기준 70%, 수입액 기준 40%를 개방하기로 했다.

쌀은 한중 FTA에서 완전 제외하기로 했다. 앞으로도 협상대상이 안된다는 뜻이라고 안종범 수석은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주요 생산 농산품인 고추, 마늘, 양파, 쇠고기, 돼지고기, 사과, 배, 감귤 등 610개 품목을 양허에서 제외하기로 해 앞으로 협상에 따라서는 개방 품목에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우리가 쌀 등 주요 농산품을 지킨 반면 중국은 우리측에 공격적인 이익이 있었던 자동차, LCD 패널 등의 개방을 막아내는 데 성공했다.

정부는 한중 FTA 협상 타결로 FTA 사상 최대 규대모인 54억 5천만불의 관세절감 효과를 거두게 된 반면, 농산물 개방 수준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묶었다고 자평했다.

또 ▷중국 내수 소비재 시장 진출 가속화 ▷ 비관세장벽 등 우리기업 애로 해소 ▷ 외국인 투자 유치 확대 ▷ 대중국 한류 진출 확대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부는 올해 안으로 세부 사안에 대한 마무리와 가서명을 거쳐 내년 초에는 양국 통상장관간 정식서명을 한 뒤 국회 비준을 받아 내년중에는 한중 FTA가 정식으로 발효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이 한중 FTA 협상 타결에 대해 박근혜 정부가 정상회담에 맞춰 졸속으로 처리했다며 반발하는 등 국회 비준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수석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중 FTA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장밋빛 전망이 우려스럽다"며 "중국이 제조업을 턱밑까지 추격한 상황에서 장밋빛 환상에 기초한 한중 FTA 졸속타결이 과연 국익을 위한 길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김종민 대변인은 "농어업과 중소자영업에 끼치는 막대한 피해는 상상하지도 못할 지경이다"라며 "한미FTA가 농업과 자영업자 민생 파탄의 신호탄이었다면 한중FTA는 파탄의 종결점이 될 것이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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