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방울에도 부스러지는 배…어쩔수 없는 철수"

세월호 잠수사 "가족들 심경 이해하지만…선체 붕괴 심각"



-지금도 잠수해서 유실막는 작업중
-가스렌지, 변기 등 떨어져 잠수사 위협
-수차례 살폈다, 더 이상의 수색 불가
-9명 실종자, 인양해서 수색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이청관 (범대본 잠수사안전지원단 부단장)

지금도 진도 앞바다에서는 바닷속에 있는 9명의 실종자를 찾기 위해서 잠수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세월호 사고 오늘로 209일째입니다. 그런데 잠수 인력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88수중개발의 잠수팀이 수색현장에서 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마지막 수색작업을 벌이겠다는 입장인데요, 그렇다면 남은 9명의 실종자는 어떻게 찾아야할지… 진도 수색현장 직접 연결해보겠습니다. 88수중개발의 전무셨고 현재는 범정부사고대책 본부 잠수사안전지원단의 부단장으로 계십니다. 이청관 부단장 연결합니다. 부단장님 안녕하십니까?

[박재홍의 뉴스쇼 전체 듣기]

◆ 이청관> 안녕하세요.

◇ 박재홍> 지금 부단장님께서는 어디 계신 건가요?

◆ 이청관> 88바지에 있습니다.

◇ 박재홍> 지금도 그러면 잠수작업이 계속되고 있는 건가요?

◆ 이청관> 물때 보고 잠수 작업을 했습니다. 그동안 창문 같은 거 깨고 창문을 통해서 들어가지 않았습니까? 그 자리에서 물건이 못나오게, 유실을 방지하는 유실방지공 작업이 있습니다. 로프로 그물 모양으로 매어주죠. 그 작업을 했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이제 오늘 작업이 마지막이다, 이런 소식을 들었어요, 사실입니까?

◆ 이청관> 네, 사실입니다.

◇ 박재홍> 그래도 아직 노심초사 기다리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 입장에서는 잠수사들의 철수가 너무 아쉬운 상황일 것 같은데요. 현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 이청관> 당연히 아쉽겠죠. 바깥의 분위기는 모르겠는데요. 여기 88바지나 보령바지 잠수사들이 그동안에 볼 건 다 봤다고 생각을 하고요. 더 이상 볼 자리도 없을 뿐더러 내부가 붕괴되는 게 심각합니다.

배가 그대로 침몰한 게 아니고 좌측으로 배가 90도 넘어졌지 않습니까? 천장이 벽면이 되고 벽면이 천정이 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바닥재가 카펫으로 돼 있고 그 밑이 나무로 깔려 있거든요. 그게 접착제가 오래되고 그래서 그 카펫이 벌어지면서 붕괴가 되고 있는 실정이에요.

◇ 박재홍> 결국 그래서 잠수사들의 안전도 많이 우려되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철수가 지금 검토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런데 이러한 철수상황이 어떤 민간업체가 바로 철수하겠다, 결정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은 아니지 않습니까?

◆ 이청관> 그런 상황은 아니었는데, 잠수사들이 이제 몇 번씩 더 가봤고 더 이상 이제 찾기도 힘들고… 여기 88수중개발은 산소압을 좀 올려서 보통 공기로 하는 것보다는 체류시간을 곱으로 늘린 잠수를 했어요. 긴 시간을 잠수를 해서.. 잠수사 각 몸에 산소가 많이 축적이 되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고압으로 들어가니까. 그래서 그게 너무 많이 축적이 되면 산소중독이 금방 올 수 있는 그런 몸상태가 됩니다. 위험한거죠. 그래서 한계가 왔고 안전상 더 이상 잠수를 감행할 수 없다 이런 결론을 내린 거죠.

◇ 박재홍> 실제로 그렇다면 일하시는 분들이 체감한 위험한 상황이 있었습니까?

(자료사진)

◆ 이청관> 많죠. 예를들면, 배가 기울어 있으니까 변기 같은 게 지금은 배 바닥이 아니라 벽에 붙어 있는데요. 그런 게 떨어집니다. 직접 자기 몸에 맞았으면 어떤 부상을 당하는데 다행히 옆에 지나갔기 때문에.

◇ 박재홍> 아… 변기가 빗겨지나가기도 하고…

◆ 이청관> 네, 그리고 가스레인지 같은 것도 떨어진 것도 있었고, 붕괴가 심각하게 더 빨리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자기가 내뿜는 공기의 버블 있지 않습니까? 공기방울, 그게 천장에 닿으면 부스러기 같은 게 막 떨어지고… 위험하다는 걸 직감하고 그러면서도 진짜 사명감을 가지고 여태까지 수색작업을 했는데…

◇ 박재홍> 그러니까 작은 공기방울에도 구조물들이 많이 떨어질 수 있는 상황… 배가 많이 약해진 거군요…

◆ 이청관> 네, 그렇게 내부가 약해질 대로 다 약해진 거죠. 건드리면 부스러질 정도로 붕괴되는 게 심각한 거.

◇ 박재홍> 그렇다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철수를 정부측에서도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까?

◆ 이청관> 동의한다기 보다… 어차피 범대본이나 해경은 실종가족에게 끝까지 한 사람까지 다 찾아주겠다고 약속했으니 계속 찾으라고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철수가 오늘 하루에 결정된 게 아니고요. 오래전부터 우리는 할 거 다 했다. 계속 그래왔고… 범대본이나 해경에서는 더 해 달라, 더 해 달라. 이래서 계속 미뤄왔던 거거든요.


◇ 박재홍> 그럼 남은 9명의 실종자는 어떻게 해야 되는 상황인가요?

◆ 이청관> 글쎄요, 제 개인 생각으로는 얼마 전에 이태리 콩코르디아호를 건져서 마지막 실종자 찾았듯이, 방법이 있다면 인양해서 찾는 방법밖에 없지 않나 싶은데요.

◇ 박재홍> 하지만 인양은 유실 우려도 있고 또한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기 때문에 유족들이 굉장히 반대하는 입장이거든요.

◆ 이청관> 지금 그래서 방지공을 다했고요. 지금 현재 다른 팀이 들어와서 다시 이런 수색작업을 한다고 해도, 저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마는, 실종자를 찾기가 굉장히 힘들지 않겠나 싶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지금 보면 수색작업이 진행되는 상황 속에서 4층의 선미 좌현쪽 일부 구역은 좀 부족하다. 이런 지적도 있는데요, 그쪽도 다 보신 거예요?

◆ 이청관> 오해를 하신 것 같은데 배가 침몰하면서 거기부터 제일 봤다고 생각해요.

◇ 박재홍> 제일 먼저 바닥에 닿은 곳이죠, 거기가?

◆ 이청관> 네, 바닥에 닿아서 데미지를 입으면서 천장하고 바닥하고 같이 붙었습니다. 그 부분을 아마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그 부분도 충분히 저희들은 봤다고 생각을 하고 사진도 찍었고 자로 다 재고 그랬거든요. 찾을만큼 찾았고 볼 데는 다 봤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잠수사들 입장에서는?

◆ 이청관> 네.

◇ 박재홍> 그렇다면 88수중개발쪽 잠수사 36분은 오늘부로 철수를 하시는 것이고 그렇다면 119나 해경측에서 파견된 잠수사들도 같이 그만하시는 건가요?

◆ 이청관> 글쎄요, 같이 가겠죠.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

◇ 박재홍> 완전 철수네요, 그러면?

◆ 이청관> 완전 철수라고 봐야 되겠죠, 현장은.

◇ 박재홍> 그러면 현장에서 실종가족분들이 굉장히 허탈감이나 슬픈 마음이 크실 것 같은데…

◆ 이청관> 그거야 그러시겠죠. 그거야 당연한 건데 더 이상 계속하다 보면 잠수사의 희생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그런 어려운 결정을 한 겁니다. 못 찾은 것 때문에 떳떳하게 당당히 간다고 할 수도 없는 입장이지만… 우리 잠수사들은 잠수사대로 애로가 있지 않겠습니까? 붕괴가 심각합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청관> 수고하세요.

◇ 박재홍> 88수중개발의 전무였고 범정부사고대책위원회 잠수사 안전지원단의 이청관 부단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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