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의 진갑용,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주다

7일 저녁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 넥센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3대 1로 승리한 삼성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50살까지 현역시킬까?"

올해 삼성 포수진은 이지영(28)과 이흥련(25)이 책임졌다. 베테랑 진갑용(40)은 고작 11경기에 출전했다. 1997년 OB(현 두산)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이후 가장 적은 경기였다.

그것도 부상으로 쭉 쉬다가 지난달 1일에서야 1군에 합류했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된 진갑용은 1~2차전은 더그아웃에서 대기했다. 경기 막판 교체로 포수 마스크를 썼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7일 열린 넥센과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진갑용을 선발 포수로 기용했다. 장원삼을 편하게 해주기 위한 조치였다. 8~9월 다소 부진했던 장원삼은 10월 두 차례 등판에서 진갑용과 호흡을 맞춰 5이닝 무실점(10월7일 LG전), 6이닝 1실점(10월13일 한화전)으로 호투했다.

진갑용 기용은 대성공이었다. 장원삼은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6⅓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5회말 비니 로티노에게 맞은 홈런을 제외하면 흠 잡을 데 없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0km였지만, 진갑용의 볼배합이 좋았다.


타격감도 나쁘지 않았다. 4회초 오재영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뽑았다. 6회초 2사 2, 3루에서는 2루수 직선타로 물러났지만, 잘 맞은 타구였다.

덕분에 4차전 역시 선발로 뛸 가능성이 커졌다. 시즌 중 J.D.마틴과 이지영이 호흡을 맞췄지만, 진갑용의 컨디션이 워낙 좋은 덕분이다. 게다가 한국시리즈와 같은 큰 경기에서 베테랑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

류중일 감독은 "마틴이 선발로 나가면 이지영이 출전했는데 진갑용의 컨디션이 지금 가장 좋다"면서 "누구로 할지는 투수코치, 배터리코치와 상의해 큰 문제가 없으면 진갑용으로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어느덧 마흔이다. 하지만 진갑용이 있고, 없고에 삼성의 힘도 달라진다.

류중일 감독은 "진갑용 같은 베테랑이 있어 든든하다"면서 "이지영과 이흥련도 잘 했지만, 아무래도 투수 리드 솜씨가 차이가 난다. 있을 때는 몰랐는데 없다가 오니까 왜 베테랑이라 하는지 느낄 수 있다. 50살까지 현역을 시킬까"라면서 활짝 웃었다.

큰 경기는 경험이 중요하다. 그래서 베테랑이 필요하다. 진갑용이 있는 삼성 안방은 말 그대로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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