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영은 5⅔이닝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고, 현대는 9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섰다. 현대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이었다.
오재영이 다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기까지 정확히 10년이 걸렸다.
넥센과 삼성의 한국시리즈 3차전이 열린 7일 목동구장. 오재영이 10년 만에 다시 한국시리즈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번에도 10년 전과 마찬가지로 1승1패로 팽팽히 맞선 중요한 경기였다.
사실 오재영은 올해 삼성전에 약했다. 2경기에서 4이닝 12실점 1패였다. 하지만 오재영은 "그 때는 몸 상태가 최악이었다. 구속도 나오지 않아 고전했다"면서 "그 때와 다르다. 지금은 구속도 많이 끌어올렸다. 페넌트레이스 기록에 신경쓰지 않고 던지겠다"고 자신했다.
게다가 LG와 플레이오프 3차전 6이닝 1실점 호투도 염경엽 감독이 오재영으로 마음을 굳히게 만들었다.
오재영은 10년 전 승리를 재현하기 위해 이를 악물고 던졌다. "유인구에 속으면 안 된다"던 삼성 류중일 감독의 걱정대로 빠르지는 않지만, 정교한 제구력으로 삼성 타자들을 돌려세웠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오재영은 1회초 2사 만루 위기를 잘 넘겼고, 4회초에도 2사 1, 3루 위기를 실점 없이 막았다. 넥센 투수 가운데 유일한 한국시리즈 경험자답게 노련했다. 10년 전보다 공은 느려졌지만, 경험으로 극복했다.
하지만 결과는 10년 전과 달랐다. 5이닝 무실점 호투에도 넥센은 1-3으로 역전패했다. 빛 바랜 오재영의 호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