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이 6일 국방부 검찰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사이버사 정치개입 사건 관련 공소장에 따르면 연 전 사령관은 매일 2차례 사이버사 530심리전단의 대응작전결과보고서를 보고받았다.
공소장에 따르면 연 전 사령관은 매일 17:00경 자신의 집무실에서 전 530단장 이모 씨가 보고하는 특정 정치인이나 정치현안 관련 기사가 첨부된 대응작전결과보고서 초안을 검토했다.
연 전 사령관은 특히 위 보고서를 자필로 수정하거나 포스트 잇 등 메모지에 수정 사항을 지시하는 등 당일 수행될 대응작전의 내용을 검토.확인하는 등 530단의 정치개입 행위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이와함께 연 전 사령관은 매일 06:00경 530단 상황실에서 실시되는 상황회의에 참석해 야간에 종합된 댓글 수치가 포함된 대응작전결과를 보고받았고 또, 문맥, 오탈자, 자구 수정 등 대응작전결과보고서 최종본을 점검했다.
이는 연 전 사령관이 530단의 활동을 보고 받았지만 구체적인 활동내용은 몰랐다는 기존 국방부 조사본부의 수사결과를 뒤집는 것으로 연 전 사령관이 직접 정치개입 활동을 진두지휘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주목할 부분은 연 전 사령관이 초안부터 최종본까지 직접 첨삭을 하며 공을 들였던 '대응작전결과보고서'다.
검찰단의 수사결과 이 대응작전결과보고서에는 '특정 정치인이나 정치현안 관련 기사'가 첨부됐다는 점에서 이 보고서를 보고 받았다면 530단의 정치개입 활동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김관진 실장은 당시 매일 아침 사이버사의 활동내용을 담을 상황보고인 소위 '블랙북'을 보고 받았으며 야당 의원들은 이를 근거로 김 실장이 사이버사 정치개입 활동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그러나 지난해 11월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장관은 매일 아침 사이버사의 사업업무 결과 보고서를 블랙북을 통해서 보고 받았냐"라는 새정치민주연합 안규백 의원의 질의에 "제가 아침에 보고받는 사항은 북한의 해킹 시도에 관련된 정보, 북한의 사이버에 대한 선전 선동에 따른 현황 등 아침 상황보고를 받는다"며 구체적인 정치개입 활동을 보고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단이 공소장에서 밝힌대로 연 전 사령관이 대응작전결과보고서를 첨삭까지 하며 꼼꼼히 챙긴 것은 결국 이를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하기 위한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사이버사는 국방부 직할부대로 사령관은 국방부 장관에게 직보를 한다.
군의 한 소식통은 "통상적으로 특정 부대 지휘관이 보고서를 꼼꼼히 챙기는 것은 윗선에게 보고를 하기 위한 것"이라며 "단지 자신이 보기위해 매일 2차례나 보고서를 첨삭까지 한다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국방부도 존재를 인정한 '블랙북'이 바로 연 전 사령관이 작성한 '대응작전결과보고서'이고 따라서 김 실장도 사이버사의 정치개입 활동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이날 "'작전 내용에 대해서 당시 장관에게 보고한 바가 없다'라고 모든 피의자들이 이야기했다"면서 "자세한 내용은 재판과정에서 판단될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