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9년 불법행위
당시 삼성SDS 이사였던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인주 삼성물산 사장은 장외에서 5만 5천원이던 주식을 1/8에 불과한 가격에 살 수 있는 채권(신주인수권부사채,BW)을 발행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남매와 이 부회장, 김 사장이 이런 식으로 헐값에 주식을 챙겼다.
◈ 2009년 유죄판결
시민단체의 고소고발이 잇따르고 10년이 지나서야 법원은 이 전 부회장 등에 대해 불법행위를 인정하고 유죄판결을 내렸다. 이 부회장 삼남매에게 헐값으로 주식을 넘기면서 회사가 손실을 입게 됐고, 이를 주도한 임원들은 배임을 저질렀다는 혐의다.
◈ 2014년 막대한 이익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15년이 지난 지금, 이 부회장은 공모가 기준으로만 따져도 투자액의 20배가 넘는 차익을 거두게 됐다. 유죄판결을 받았던 이 전 부회장과 김 사장도 덩달아 돈방석에 올랐다.
공모가로만 따져도 이 부회장의 주식은 1조 6500억 원에 달한다. 이부진, 이서현 사장은 각각 5100억 원 어치다.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인주 삼성물산 사장 역시 5800억 원과 2500억 원이 생기게 되는 셈이다.
이 부회장이 1999년 7150원에 삼성SDS 주식을 사들인 것을 감안하면, 이번 상장으로 얻게 되는 차익은 투자액의 20배를 훌쩍 넘기는 것이다. 현재 장외가격이 34~36만원을 오가고 증권사 전망치가 최대 50만원인 것까지 고려하면 최고 60배 넘는 이익을 챙기는 셈이 된다.
문제는 이 주식들이 2009년 법원에서 '불법행위로 취득했다'는 판결을 받았다는 점이다. 그것도 10년여에 걸친 지루한 공방 끝에 간신히 받아낸 결론이었지만, 현행법 상 부당이득을 환수할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집행유예 등의 형에서 끝났었다.
"부당한 방법으로 최종 유죄판결을 받은 불법행위 당사자들이 천문학적인 액수의 부당 이득을 챙기는 것은 국민의 정서와 정의의 관점에서 용납받기 어렵다(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결국 공식 상장을 통해 '비상장회사의 불법 지분 매입 -> 주식시장 상장을 통한 막대한 차익 실현' 이라는 15년에 걸친 경영권 승계 절차는 '순조롭게' 막을 내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