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혁신위원회 뿐 아니라 여야 지도부도 정치적 입김을 배제한 채 선거구를 획정해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있어 해당 지역구 의원들의 태도가 큰 변수다.
김 대표는 CBS 기자와의 전화인터뷰에서도 "개인적으로는 선거구획정에 대해 국회에서 손을 대면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의원총회를 거치는 것은 당연하고 여야가 합의를 봐야할 문제다"고 말했다.
개인 생각은 정치권 입김 배제지만 당내반발과 이해관계가 걸린 의원들의 반발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됐다. 새누리당은 다음주 의원총회를 열어 이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새정치연합은 더 적극적이다. 새정치연합은 5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정치권 입김을 배제한 가운데 선거구를 획정하고 입법절차까지 마무리하기로 한 혁신위 결정사항을 추인했다. 새정치연합 한 관계자는 "비대위에서 공정성과 독립성, 중립성 원칙에 입각해 선거구획정을 하자는 언급이 있었고 추인절차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양당 혁신위원회가 마련한 선거구획정안은 정치권 입김 배제란 점에서 거의 유사하다.
새누리당 혁신위가 마련한 방안의 골자도 선거구 조정을 위한 선거구획정위원회를 중앙선관위 산하에 두고 여기서 마련한 안은 특위나 상임위 심의없이 본회의에 회부하는 것으로 돼 있다.
선거구획정 때마다 반복돼온 게리맨더링 우려 때문에 여론은 어느 때보다 정치권 입김을 배제하는 쪽으로 유리하게 형성돼 있어 일단은 중립기구의 선거구획정안 마련→본회의 회부 순으로 선거구획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워낙 민감한 현안이라 여야 지도부는 정치개혁특위를 거치지 않고 획정안을 바로 본회의에 회부할 지 여부에 대해 분명한 입장표명을 유보하고 있다. 내년 12월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고 현역의원들의 진퇴와 관련된 문제를 잘못 조율할 경우 당내 반발이 간단치 않을 것이란 우려도 작용한다.
선거제도를 현행대로 유지할 지 여부 역시 선거구 획정의 변수다. 선거구 인구비율을 1:2로 맞출 경우 다수의 지역구 개편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선거구획정 논의가 자연스럽게 선거제도 개편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여기에 정파별 의회내 역관계 변동까지 수반하는 문제여서 본격적인 논의의 장이 열리면 정치권 전체가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