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은 4일 대구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과 KS 1차전에서 4-2 승리를 거뒀다. 선발과 필승조의 깔끔한 계투와 강정호의 8회 결승 2점 홈런이 빛났다.
특히 마운드 힘의 대결에서 이긴 게 넥센으로서는 의미가 있다. 상대적으로 열세라고 평가받던 투수진, 불펜이 우위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날 양 팀의 선발은 백중지세였다. 넥센의 20승 투수 밴 헤켄과 삼성 탈삼진(180개), 평균자책점(3.18) 1위 밴덴헐크가 벌인 '밴의 전쟁'은 무승부였다. 밴 헤켄이 6이닝 2실점, 밴덴헐크가 6⅓이닝 2실점이었다.
승부는 불펜에서 갈렸다. 넥센은 밴 헤켄 이후 조상우와 손승락이 뒤를 책임졌다. 특히 조상우는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3탈삼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LG와 플레이오프(PO) 1차전에 이어 KS 1차전 승리 투수가 됐다.
그 사이 삼성은 왼손 불펜 차우찬을 올렸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⅔동안 몸에 맞는 공 2개를 허용했고, 8회 결정타를 맞고 고개를 떨궜다. 박병호를 사구로 내보낸 차우찬은 강정호에게 2점 결승 홈런을 내주며 패전 투수가 됐다.
▲"스피드보다 제구…7경기 다 나갈 수 있다"
이날 조상우는 구속은 150km를 넘지 않았다. 하지만 제구가 절묘했다. 6명 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25개의 공만 던졌다. 첫 KS였지만 떨지 않았다. 경기 후 염경엽 넥센 감독은 "조상우가 2이닝을 잘 막아줬다"면서 "홈런도 컸지만 우리가 삼성 타선을 막았다는 게 가장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경기 후 조상우는 "동점 상황에 올라와서 최대한 집중해서 던지려고 했다"면서 "8회초 (강정호의 홈런으로) 역전하고 올라왔을 때는 이번에 나가면 뒤에 든든한 마무리 손승락 형이 있으니 편안하게 던졌다. PO 때보다 더 편했다"고 신인답지 않은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정규리그 때 150km를 넘었던 구속에 대해서는 "그때는 힘으로 상대하려 했고, 지금은 타자도 집중하기 때문에 가운데 몰리면 큰 게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스피드보다 제구에 신경 쓰고 있다"고 답했다.
조상우는 LG와 PO 때 1차전에서 잘 던졌지만 2차전 때는 부진했다. 1차전 2⅔이닝 무실점 쾌투를 펼친 조상우는 2차전에서 한 타자로 잡지 못하고 사사구 2개 1피안타로 2실점했다. 연투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조상우는 KS 1차전을 앞두고 "연투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중학교(상인천중)부터 고교(대전고) 때는 3일 연속 100개씩 던졌다"면서 조상우는 "어떨 때는 3일 동안 395개도 소화해냈다"고 강조했다.
고교 1, 2학년 때까지는 주말리그가 도입되기 전이라 소년체전이나 전국대회 등에서 예선부터 연투를 충분히 경험했다는 것이다. 하루 30개 안팎의 투구는 문제도 아니다. 염경엽 감독도 투구수 조절을 해주고 있다.
첫 KS에 "잘 긴장하지 않는 성격"이라며 어깨는 물론 담도 싱싱하다고 강조한 조상우. "내일도 잘 던질 수 있느냐"는 말에 "7차전 내내 나갈 수도 있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