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페트로프스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201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제니트(러시아)와의 C조 4차전에서 나온 레버쿠젠의 첫 번째 골은 한 편의 아름다운 작품과도 같았다.
프리킥 상황에서 하칸 찰하노글루가 공 앞에 섰다. 골대와의 거리가 멀었다. 수비벽도 3명 뿐이었다.
하칸 찰하노글루는 직접 슈팅을 하는 동작을 취한 뒤 앞을 향해 땅볼 패스를 했다. 수비 라인이 골대를 향해 물러서는 사이 카림 벨라라비는 골대와는 반대 방향으로, 공을 향해 달려왔다. 그 순간 공과 반대 반향으로 움직인 선수는 카림 벨라라비 뿐이었다.
카림 벨라라비는 페널티박스 바깥 지역에서 공을 터치하자마자 살짝 뒤로 흘렸다. 그 뒤에는 손흥민이 뛰어오고 있었다. 손흥민은 달리는 탄력을 공에 실어 강력한 중거리슛을 때렸고 공은 깨끗하게 골대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완벽한 작품이었다.
손흥민은 경기 후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완벽한 작품이 나온 과정을 설명했다. 손흥민은 "하칸은 직접 슛을 때리기를 원했고 카림은 내게 와서 우리가 변칙 작전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게 잘 통했다"고 말했다.
짧은 시간동안 선수들끼리 소통이 이뤄졌다. 상대 수비진의 허를 찌르는 놀라운 작전이었다. 사전에 충분한 연습 없이는 불가능한 작전이다. 손흥민도 활짝 웃었다.
골은 0의 균형이 이어지던 후반 23분에 터졌다. 이 골은 양팀의 운명을 갈라놓은 결정적인 한방이었다. 팀 전체의 리듬을 끌어올렸다.
손흥민은 5분 뒤 추가골을 넣었고 레버쿠젠은 2-1로 승리했다. C조 전적 3승1패(승점 9)로 조 1위를 지켜 16강 진출에 한걸음 더 바짝 다가섰다. 이래저래 기분좋은 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