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열린 삼성과 한국시리즈 1차전. 박병호의 홈런포는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터지지 않았다. 안타도 하나 없었다.
하지만 타석에 선 자체만으로도 4번 타자의 힘을 보여준 박병호다.
삼성에게도 박병호는 경계대상 1호다. 삼성 투수진은 박병호에게 절대 좋은 공을 던지지 않았다. 어찌보면 방망이를 제대로 휘두를 기회도 없었다.
당연한 결과다. 페넌트레이스에서 무려 11년 만에 50홈런(52개)을 돌파했다. 홈런왕 타이틀 3연패. 타점도 1위(124점), 타율도 3할3리를 찍었다. 이처럼 박병호는 뒤에 40홈런, 타율 3할5푼6리의 강정호가 있음에도 피해가고 싶은 타자다.
1회초 2사 1루. 삼성 선발 릭 밴덴헐크는 박병호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졌다. 볼은 골라내고, 잘 제구된 스트라이크는 커트해내니 던질 공이 없었다. 결국 7구째가 박병호의 어깨 쪽으로 향했다.
박병호는 5회초 1사 1루에서도 볼넷을 골라냈다. 이번에는 스트레이트 볼넷이었다. 삼성 배터리가도 조심스러웠다. 홈런을 피하기 위해 좌우로 던지다보니 카운트를 잡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박병호는 2-2로 맞선 8회초 선두 타자로 나서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이번에는 삼성 두 번째 투수 차우찬의 초구에 맞았다. 이어 강정호가 차우찬을 상대로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박병호의 득점이 결승점이 됐다.
안타나 홈런이 없어도 4번 타자라는 존재감을 보여준 셈이다.
염경엽 감독도 "승리의 발판을 박병호가 만들어줬다"면서 "4번 타자지만 1번 타자와 같은 역할을 해줬다"고 박병호를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