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경찰청은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던 입양아 A(2)양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어머니 김모(46·여) 씨를 조사한 결과 상습 폭행과 학대 사실이 드러났다고 4일 밝혔다.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생후 25개월 A양의 엉덩이와 허벅지, 팔을 75cm 길이의 옷걸이지지대 쇠파이프로 30여분 동안 때렸다.
이 과정에서 A양은 머리를 문과 방바닥에 부딪혔고, 머릿속에 피가 고이는 외상성 경막하출혈이 발생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김 씨는 경찰 조사가 시작됐을 당시 A양을 "아이가 콘센트에 젓가락을 꽂고 놀아 플라스틱 자로 때렸다"고 진술했으나 수사 결과 쇠파이프로 30여분 동안 A양을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폭행이 있었던 다음날인 26일 오후 3시36분쯤 중구 자신의 집에서 "아이가 제대로 숨을 못 쉰다"며 119에 신고했으나, 병원으로 옮겨진 A양은 끝내 숨졌다.
앞서 김 씨는 A양이 숨지기 이틀 전인 지난달 24일 중학생 언니의 무용발표회 때 무대 위에 올라가 뛰어다니고, 집으로 돌아와 음식을 먹다 침을 흘리자 머리를 수차례 때리기도 했다.
김 씨는 또, A양이 콘센트 주변에서 놀자 때리고 매운 고추를 잘라 넣은 물을 마시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 씨가 30여분 동안 A양을 무차별 폭행하는 동안 아이가 숨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고, 아이가 이상 증세를 보이는데도 병원에 데리고 가지 않은 것으로 미뤄 살인의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또 김 씨가 지난해 12월 A양을 입양하기 위해 입양 조건에 맞도록 부동산임대차계약서 등을 위조한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이와 별도로 별거중인 김 씨의 남편 전모(50) 씨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전 씨가 A양의 친권자인 양아버지로서 보호, 양육, 치료, 교육 등의 의무를 어기고 양육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도시가스가 끊기고 단전·단수가 되도록 방치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와 주변인 진술 등을 통해 A양을 폭행하는 과정에서 살인의 의도가 충분히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며 "비공개 입양의 경우 제출한 서류만으로 입양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